1책. 필사본. 서문과 발문이 없다. 규장각 도서에 있다.
내용은 오언절구 18수, 칠언절구 123수, 오언율시 63수, 오언고시 1수, 철언고시 5수가 수록되어 있다. 「화죽병(畫竹屛)」과 「낙산사(洛山寺)」등은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을 만하다.
「실제(失題)」와 「병신원월(丙申元月)」은 덧없이 살아온 인생의 비애와 허무를 느끼는 심정을 표현한 것인데, 나이 80여 세가 되어 아들 환갑의 해를 맞이한 착잡한 심정과, 같이 늙어가야 하는 인생의 허무한 감회를 잘 처리하고 있다.
또한 「고송(枯松)」에서는 늙은 소나무의 앙상한 뼈대를 자신의 늙은 몸에 비유하고, 그래도 모진 비바람을 이겨내는 것은 흡사 선비의 높은 절개와 같다고 하였다.
그 밖에 「제홍산징청루(題鴻山澄淸樓)」·「제용강징심대(題龍岡澄心臺)」·「집승정(集勝亭)」·「신월(新月)」에서는 아름다운 경치를 잘 묘사하였다. 그 밖에 임진왜란을 겪으며 지은 후기의 시들도 다수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