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봉래만(醉蓬萊慢)」은 고려시대 송나라에서 들어온 사악(詞樂)으로, 『고려사(高麗史)』 악지(樂志)의 당악(唐樂) 항목에만 기록되어 있다. 유영(柳永)이 지은 것으로, 글자 수는 97자이며, 미전사와 미후사는 각각 11구(句) 4측운(仄韻)으로 되어 있다. 「취봉래만」은 악곡명이 「취봉래(醉蓬萊)」이고 ‘만’은 악곡의 형식이다. 곡 이름에 ‘만사(慢詞)’의 뜻인 ‘만’자가 붙어 있어 이 곡이 곡조가 길고 박자가 느린 사악임을 나타내었다.
「취봉래만」의 가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점정고엽하 롱수운비 소추신제 화궐중천 진총총가기 눈국황심 거상홍천 근보계향체 옥우무진 금경유로 벽천여수(漸亭臯葉下 隴首雲飛 素秋新霽 華闕中天 鎮葱葱佳氣 嫩菊黃深 拒霜紅淺 近寶階香砌 玉宇無塵 金莖有露 碧天如水)[이윽고 정자의 연못에 나뭇잎 떨어지고 / 용두산 꼭대기에 구름 날리고, 가을 날씨 갓 개었다 / 화려한 궁궐 하늘 복판에 치솟았고 / 벅찬 아름다운 기운 가득 차 있다 / 연한 국화 노랑색 짙고 / 서리를 버티는 단풍 붉은색 엷은 것이 / 보배 층계와 향기 풍기는 섬돌에 가까이 있다. 옥 같은 하늘에는 티끌 하나 없고 / 금색 줄기에는 이슬이 맺혀 있고, 푸른 하늘은 물 같이 맑구나]
정치승평 만기다하 야색징선 누성초체 남극성중 유노인정서 차처신유 봉련하처 도관현청취 태액파번 피향렴권 월명풍세(正値昇平 萬機多暇 夜色澄鮮 漏聲迢遞 南極星中 有老人呈瑞 此處宸遊 鳳輦何處 度管絃淸脆 太液波翻 披香簾卷 月明風細)[마침 태평성대를 맞아 / 나라의 정사가 여유롭고, 밤 경치 깨끗하고, 누각 물시계 소리 아득히 들려오는데, 남극성 장수의 상징인 노인이 상서로운 물건 바친다. 이 때 상감님 노니실 텐데, 봉황 장식한 가마 어느 곳에 있을까. 생각컨대 관현의 풍악소리는 맑고 부드럽고, 태액지에는 물결이 출렁이고, 향기로운 발을 열어 말아 올릴 제, 달은 밝고 바람은 부드러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