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사(高麗史)』 악지(樂志)의 「석노교(惜奴嬌)」는 곡파(曲破)의 글자를 더 붙였다. 중국 당나라 때에는 대곡(大曲)이라는 형식이 있는데, 그 규모가 무척 방대하고 연주 시간이 길었다. 송나라는 대곡에서 가장 훌륭한 파(破) 부분만을 발췌해서 연출하였으며, 이러한 연출 형식을 곡파라고 한다. 대곡의 파(破) 부분은 입파(入破), 주1, 전곤(前袞), 실최(實催), 주2, 주3, 주4 등으로 나누어지나, 「석노교곡파(惜奴嬌曲破)」의 7가지 사(詞)가 어느 부분에 해당되는지는 알 수 없다.
「석노교」는 『고려사』 악지에만 기록되어 있으며, 조선시대 이후에는 전승되지 않았다. 『고려사』 악지에는 총 7가지의 사(詞)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사는 영(令)의 형식에 속하는 것도 있고, 만(慢)의 형식에 속하는 것도 있다. 『고려사』 악지의 「석노교」 가사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고려사』의 「석노교」(惜奴嬌) 1
춘조황도, 빙반궁소, 동풍포경난. 매분표향, 유대농색, 서애상연응천. 정치원소, 행락동민총무한. 사정회, 하석상요, 시처리용관(春早皇都, 冰泮宮沼, 東風布輕暖. 梅粉飄香, 柳帶弄色, 瑞靄祥煙凝淺. 正値元宵, 行樂同民惣無閒. 肆情懷, 何惜相邀, 是處裏容欵)
[이른 봄 서울의 대학 늪 얼었더니 따스한 봄바람에 매화는 향기 풍기고 버드나무엔 푸른빛 띠었는데 상서로운 연기 아지랑이와 얕게 엉키었도다. 때는 정월 보름날 백성들과 서로 정회를 풀어가며 즐겁게 놀아보세!]
무롱장, 위동군, 편유풍광, 점오릉한산. 종파천금, 오야계상, 병철춘소유완. 차문화등, 금쇄경괴과증한. 동천리, 일략봉영, 제공금소단(無弄仗, 委東君, 遍有風光, 占五陵閑散. 從把千金, 五夜繼賞, 幷徹春宵遊翫. 借問花燈, 金瑣瓊瑰果曾罕. 洞天裏, 一掠蓬瀛, 第恐今宵短)
[가는 봄 동군에게만 맡길손가 오릉(五陵)의 좋은 풍광 한산하게 허송마소. 천금이 들더라도 온밤 새워가며 이 좋은 봄밤을 동트도록 놀세. 꽃등잔의 금이나 옥이 세상에 드물지만 선경 한번 스쳐 가면 봉래영주의 오늘밤 짧을까 두려워하노라]
『고려사』의 「석노교」(惜奴嬌) 2
과제리, 만령함집, 영위자맥청루, 부진기서의. 사해승평, 문무공훈개세, 뇌성주여현좌, 임치리(誇帝里, 萬靈咸集, 永衛紫陌靑樓, 富臻既庶矣. 四海昇平, 文武功勳蓋世, 頼聖主與賢佐, 恁致理)
[장할시고! 서울에는 만백성 모두 모여 영원히 보위하고 거리마다 누각이 즐비하여 번영하기 짝이 없네. 사해(四海)가 태평하고 문무의 공훈도 세상에 으뜸이니 성군 밑에 현신이 보좌하여 이같이 태평성세 이룩했도다]
기서응화, 회경신, 방아치. 열군공, 석연재이. 상원순전, 승고고초영리. 망강소, 용향표표의니(氣緖凝和, 會景新, 訪雅致. 列群公, 錫宴在邇. 上元循典, 勝古高超榮異. 望絳霄, 龍香飄飄旑旎)
[화기가 어리고 풍경도 새로운데 여러 재상 모인 좌석 상원(上元) 잔치 차렸도다. 이 행사 예로부터 해 왔으나 이번이 제일 성황일세. 하늘을 바라보니 용향(龍香)이 바람 따라 꿈틀거리도다]
『고려사』의 「석노교」(惜奴嬌) 3
경운피미, 노읍경한약빙, 진시유인재미. 맥진윤, 보침체, 소지양편, 다소고문승회. 황시. 지유금석, 서무매(景雲披靡, 露浥輕寒若冰, 盡是遊人才美. 陌塵潤, 寶沉逓, 笑指揚鞭, 多少高門勝會. 况是. 只有今夕, 誓無寐)
[서리가 나타나고 이슬이 내리어 만물이 흠칠해지며 가벼운 추위 아직 쌀쌀한데 춘광을 찾은 사람은 모두 다 한유하는 재자․ 가인일세 거리에는 티끌 날리며 말 달리는 손들, 웃으며 채찍으로 가리키는 곳에는 여기저기 귀객[高門]들의 놀이가 한창 볼 만하구나! 하물며 오늘밤 같이 좋은 날에 밤새도록 놀자고 맹세했네]
『고려사』의 「석노교」(惜奴嬌) 4
성일응리, 우소가규, 낭원금관계비. 신연소, 영방피. 암진수마, 명월축인무제. 조희. 상가농이. 말란이(盛日凝理, 羽巢可窺, 閬苑金關啓扉. 燼連宵, 寧防避. 暗塵隨馬, 明月逐人無際. 調戱. 相歌穠李. 末闌已)
[젊었을 때에 신선[羽化] 공부했더라면 선경 구경하였을 걸, 대궐 문 열리고 온밤 불 켰으니 티끌은 말을 따라 날리고 달은 남을 쫓아다니며 끝없이 희롱하며 유쾌히 노는데 농리를 노래하다 마치지 못하였네]
『고려사』의 「석노교」(惜奴嬌) 5
빙륜종륵, 취우화전비직. 병아동배, 공월구구, 편진오일. 요초운용, 향야풍영회몌. 편우목, 기처요석수역(騁輪縱勒, 翠雨花鈿比織. 幷雅同陪, 共越九衢, 遍儘遨逸. 料峭雲容, 香惹風縈懷袂. 遍寓目, 畿處瑤席繡帟)
[몰며 달리는 수레 푸른 깃, 금꽃 무늬로 곱게 장식하고 말쑥한 두 손님을 나란히 태운 뒤에 번화한 거리를 돌아다니며 즐겁게 구경하노라니 거세찬 바람결에 구름 날리고 향연 풍기는 회리바람 불어오누나 품 안에 소매 넣고 사방을 둘러보니 화려한 술잔치 몇 곳에 벌어졌나?]
『고려사』의 「석노교」(惜奴嬌) 6
막여승양, 경압천가제. 채오거, 백인용의. 봉무용양, 만목홍광보취, 동제색, 여하영, 산성기(莫如勝㮣, 景壓天街際. 彩鼇擧, 百仞聳倚. 鳳舞龍驤, 滿目紅光寶翠, 動霽色, 餘霞暎, 散成綺)
[경개무궁 좋을시고! 서울 거리에 채색등롱 백이나 길 공중에 솟았는데 봉이 춤추고 용이 뛰는 듯 붉고 푸른 고운 광채 눈앞이 황홀하도다. 맑은 하늘에 남은 노을은 비단결같이 흩어지네]
점작난고, 복만청연조지. 족궁화연탕분위. 만성첨앙, 염염운용향세. 공계수동락, 여중방기(漸灼蘭膏, 覆滿靑煙罩地. 簇宮花撋蕩紛委. 萬姓瞻仰, 苒苒雲龍香細. 共稽首同樂, 與衆方紀)
[난고(蘭膏)[^5]로 밝힌 등불의 연기는 땅바닥을 감싸고 도는데 대궐 뜰에는 고운 꽃 만발했네. 백성들은 용향 연기 풍기는 것 바라보며 다 같이 경례하고 다 같이 즐기네]
『고려사』의 「석노교」(惜奴嬌) 7
누기소궁리. 오복중천분강서. 현관제해, 청완진일천외. 만무저회분요, 나환요예. 경각전륜귀거, 염감격천의(樓起霄宮裏. 五福中天紛降瑞. 絃管齊諧, 淸宛振逸天外. 萬舞低回紛繞, 羅紈搖曳. 頃刻轉輪歸去, 念感激天意)
[누각은 궁전 안에 높이 솟았는데 중천에서 붉은 구름 분분히 내려오네 청아한 풍악소리 멀리 공중에 울려가며 나직히 춤추면서 비단수건 흔들더니 천의에 감동된 선녀들 갑자기 수레 돌려 돌아가네]
행렬희대, 동천요요망성재. 오석화서, 어약병개십이, 성경난봉무비. 인한동차경세. 완만주저, 재배오운이리(幸列熙臺, 洞天遙遙望聖梓. 五夕華胥, 魚鑰幷開十二, 聖景難逢無比. 人閒動且經歲. 婉娩躊躇, 再拜五雲迆邐)
[다행히 선경에 있으면서 성자 멀리 서울을 바라보기만 했더니 마침 닷새 밤 선경의 자물쇠 열렸건만 만나기 어려워라 열두 성경(聖景)은, 신선은 인간과 달라 움직이면 일년 되느니 천천히 절하고 떠나니 오색 구름 그 뒤 따라 또박또박 연해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