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4년 중국 북경(北京)에서 7권으로 간행된 이래, 여러 번 판을 거듭하였다.
『천학초함(天學初函)』 총서에도 수록되었으며, 이를 상·하 2권으로 요약하여 『칠극진훈(七克眞訓)』이라는 책명으로도 간행되었다. 이 책은 마테오 리치(Matteo Ricci, 利瑪竇)의 『천주실의(天主實義)』와 함께 일찍부터 우리나라에 전래되어 연구되었고, 남인학자들을 천주교에 귀의시키는 데 기여한 책 중의 하나이다.
이익(李瀷)은 『성호사설』에서 이 책에 대하여 언급하면서, 이는 곧 유학의 극기설(克己說)과 같다고 전제한 다음, 죄악의 뿌리가 되는 탐욕·오만·음탕·나태·질투·분노·색과 더불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덕행으로 은혜·겸손·절제·정절·근면·관용·인내의 일곱 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칠극』 중에는 절목(節目)이 많고, 처리의 순서가 정연하며, 비유가 적절하며, 간혹 유학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점도 있다. 이는 극기복례(克己復禮)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이 있다고 하였다.
이로써 천주교와 유교 사이에 윤리 면에서 어느 정도 일치할 뿐더러, 때로는 천주교가 우월함을 은연중에 시인하였다. 그러나 이익의 제자인 안정복(安鼎福)은 『칠극』이 공자(孔子)의 사물(四勿)의 각주에 불과하며, 비록 심각한 말이 있다 하더라도 취할 바가 못 된다고 평하였다.
한편, 『칠극』은 1777년(경조 1)경의 천진암(天眞庵)·주어사(走魚寺)의 강학에서 남인학자들에 의하여 연구, 검토되었음이 확실하며, 일찍부터 한글로 번역되어 많은 사람에게 읽혀져, 감화시켰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글필사본이 절두산순교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