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은 1952년 성 베네딕도(St. Benedictus, 480~547)의 수도 규칙을 따르는 독일 상트 오틸리엔 연합회의 성 베네딕도 수도회가 경상북도 왜관에 세운 수도원이다. 1949년 북한 공산정권에 의해 신부와 수사들이 체포, 축출되고 수도원이 몰수됨으로써 폐쇄되었던 덕원 수ㅋㅋ도원 수도자들이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에 다시 설립하였다.
조선교구장 뮈텔(Mutel) 주교의 요청으로 교육 선교를 위해 1909년 한국에 진출한 독일 베네딕도 수도회는 서울 백동(현 혜화동) 수도원에서 활동을 시작했는데, 1920년 원산교구가 설정되어 선교를 위임받으며 함경남도 원산에 덕원 수도원을 건립해 1927년부터 사목하였다. 그러나 1946년 북한의 토지개혁, 1949년 공산정권의 신부, 수사들 체포와 투옥으로 수도원은 강제 폐쇄되었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은 덕원 수도원이 폐쇄된 후 부산, 대구 등지로 흩어져 떠돌던 한국인 수도자 20여 명과 죽음의 행진, 옥사덕 수용소 생활 후 국외로 추방 당했다가 귀환한 외국인 수도자 21명이 경상북도 왜관에 재설립한 수도원이다. 왜관 수도원은 스위스 출신 전 덕원 수도원 소속 비테를리 디모테오(Bitterli Timotheus, 李聖道) 신부의 한국 베네딕도회 장상 임명, 1955년 새 수도원 건물 건립 후 1956년 1월 9일 로마로부터 정식수도원(Priorat)으로 인가되며 ‘왜관 성 마오로 쁠라치도 수도원’으로 공식 명명되었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은 대구교구로부터 위임받은 경북 중서북부 지역(김천시, 문경군, 상주군, 금릉군, 선산군, 칠곡군, 성주군) 사목에 큰 성과를 거두며 본당과 신자수가 늘어나고 수도원의 수도자 인원과 규모도 크게 확장되어 1964년 2월 17일 대수도원(Abbatia)으로 승격하였다. 이후 1969년 부산 오륜동, 1972년 서울 장충동에 분원을 두었고, 1987년에는 경기도 남양주군 불암산 자락에 수도생활을 지향하는 성 요셉 수도원을 설립하였다. 또한 2001년에는 성소자가 없어 폐쇄 위기에 처한 미국 뉴저지(New Jersey)주 뉴튼(Newton) 수도원에 왜관 수도원 수도사들을 파견해 2002년 정식 왜관 수도원 분원으로 삼았다.
2023년 현재 왜관 수도원 소속 성 베네딕도회 수도사는 총 120명이다. 이중 종신 서원자는 111명(신부 49명), 유기 서원자는 3명, 수련자는 3명, 청원자는 3명이다. 수도원장은 박현동 블라시오 아빠스, 원장은 허성석 로무알도 신부이다.
베네딕도 수도원의 기본생활은 '기도와 노동(Ora et Labora)'으로, 노동은 다양한 일과 활동을 의미한다. 왜관 수도원도 설립 초기부터 이 수칙에 의해 철공소, 목공소 등 작업장을 건립하고, 약 4만 평에 달하는 농장을 개척하였다. 부속공장에서는 수제 햄과 소시지를 제조하고, 치즈와 포도주도 생산한다. 이 활동은 왜관 수도원의 자급자족에 도움이 됨은 물론, 농장 경영의 현대화를 통한 지역사회 계도에도 크게 이바지하였다.
선교활동도 다양하게 행하였다. 대구교구 위임 지역 사목을 수행하고, 한국 최초로 1964년 왜관, 1971년 부산, 1979년 서울 장충동에 ‘피정의 집’을 세워 신자들의 영성 발전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고, 경기도 성 요셉 수도원에도 피정을 허용하였다.
한편 당시 열악한 농촌 교육환경으로 청소년 교육이 시급한 현안임을 인식하고 1955년 순심고등학교, 그 후 순심여자중고둥학교도 인수해 운영하였다. 가톨릭신학원 및 가톨릭교리통신교육회 운영 등을 통해 성인교육, 수도자 교육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또한 덕원과 연길에서의 전통을 이어 1960년 분도출판사와 인쇄소를 설립해 문서선교에 주력하고, 베네딕도 미디어를 창설함으로써 현대적 기술매체를 통한 문화선교에 앞장섰다. 예술 분야에서도 분도금속공예실, 분도가구공예사, 분도유리화공예실을 운영하고 있다.
사회 사업 활동으로는 우선 노인복지가 있다. 한국에 노인복지 개념이 낯설던 1970년에 이미 선산에 양로원을 설립해 22년 간 운영한 후 시설을 '그리스도의 교육수녀회'에게 인계하였다. 또한 1970년 구미 선산성당의 뮐러(Müller, Ansgar, 毛) 수사신부가 의지할 곳 없는 노인들을 위해 설립한 ‘성심양로원’을 왜관으로 확장 이전해 현재까지 운영하는 노인복지 양로시설이 '분도노인마을'이다.
이 외에도 구라사업(救癩事) 및 결핵요양원 운영 등 의료 분야, 가톨릭 근로자 문화 센터 등 노동 사회복지 분야에서도 선구적 역할을 맡아 하였고, 아울러 옛 선교지역인 북한 교회와 중국 교회에 대한 윤리적 책임감으로 북한과 중국 선교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