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20.8㎝, 입지름 7.8㎝.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뚜껑에 토우(土偶)가 붙어 있는 고배(高杯)이다.
고배 자체는 경주와 그 인근 고분에서 출토된 다른 고배들과 형태가 유사하다. 밑으로 갈수록 퍼지는 받침의 중간에 융기선 2조를 돌려 상하를 구분한 다음 각각 밀집 파상문(波狀文)을 장식하고, 다시 장방형 투창(透窓) 네 개씩을 어긋나게 뚫었다. 기신(器身) 외부 밑부분에 1단, 뚜껑에 2단의 삼각형문(三角形文)을 음각하였는데, 안에도 종선(縱線)을 그었고 투창이 있는 높직한 꼭지가 달렸다.
뚜껑에는 사람·새·거북을 따로 만들어 붙였는데 모두 오른쪽을 향하고 있다. 사람은 팔을 벌리고 서 있으나 손발이나 얼굴의 표현은 거의 없다. 새도 세부 표현이 전혀 없이 뭉뚝한 네 개의 받침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이고, 거북 또한 납작한 동체에 머리와 다리가 있을 뿐이다.
토우를 따로 만들어 붙이거나 음각한 고배 뚜껑이 간혹 발견되나 기신과 함께 완형으로 발견된 예는 드물다. 이 유물은 한때 사무착오로 인하여 국보로 지정된 적이 있으나 토우장식장경호(국보, 1978년 지정)로 바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