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란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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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인류
놀이
한식날에 달걀을 이용하여 했하여졌던 민속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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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한식날에 달걀을 이용하여 했하여졌던 민속놀이.
내용

이 놀이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그 시기는 알 수 없고 중국문헌 ≪형초세시기 荊楚歲時記≫에 “한식을 전후하여 3일 동안 투란놀이를 벌인다.”는 내용으로 보아 중국에서 유래된 듯하다.

이규보(李奎報)의 ≪동국이상국 집≫ 권1 고부(古賦) 고율시(古律詩)조에 <차운양교감 한식일요음 次韻梁校勘 寒食日邀飮>이라는 시에 단편적인 기록이 보인다. “살구꽃 만발한 늦은 봄 다가왔으니/서울 거리에 투란할 시기로다./술에 취해 장화일인 줄도 알지 못하니/훈훈한 술기운 사람을 데워주네(杏花齊拓暮春晨 正是長安鬪卵辰 杯酒不知藏火日 醺醺猶遣暖加人”).

이 시에서 서울(장안)이라는 지명과 장화일(藏火日 : 한식, 禁火日)이라는 대목은 이 놀이가 전국적인 것이 아닌 서울에서 행하여졌으며, 또 한식 명절에만 행하여진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놀이방법은 확인할 수 없다.

다만, 한식이 지금은 쇠퇴하였으나 고려시대에는 9대 속절(俗節)의 하나로 큰 명절이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놀이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달걀을 깨뜨리는 의식이었거나 서로 달걀을 던져 싸웠을 것으로 추측되는 이 놀이는 단순한 놀이 이상의 제의적 유희였다고 볼 수 있다.

이와 유사한 형태가 우리 나라와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나 북방민족에 두루 퍼져 있다. 러시아에는 사육제날 여인들이 무덤 위에 음식을 놓고 사자(死者)를 위한 의식을 행한 뒤 마지막에는 무덤 위에서 달걀을 굴리는데, 이는 재생의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서구에서 부활절날 달걀을 선물하고 먹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부활절날 삶은 달걀을 던져 싸움을 하거나 이것을 손에 쥐고 상대방과 부딪쳐 깨뜨리거나, 또는 달걀을 굴려내려 다른 달걀을 맞히는 놀이도 한다. 달걀굴리기는 곡식의 낟알이 달걀처럼 생겼으므로 주술적(呪術的) 다산성(多産性)과 종자의 성숙을 암시한다고 한다. 우리 나라의 투란희도 그들과 유사한 재생 상징의 의미를 함축한 의식적 놀이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문헌

『동국이상국집』
「한국민속놀이론」(김선풍, 『민속론』, 집문당, 1989)
「프랑스의 세시풍속고」(송영규, 『중앙민속학』 3, 중앙대학교한국민속학연구소, 1991)
집필자
김선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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