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목판본. 1890년(고종 27) 10대손 학래(鶴來) 등이 편집, 간행하였다. 권두에 김세렴(金世濂)의 서문, 권말에 이명웅(李命雄)의 발문, 후손 성경(星慶)과 학래의 소지(小識)가 실려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있다.
시로 오언절구 26수, 육언절구 5수, 칠언절구 166수, 오언율시 37수, 육언율시 1수, 칠언율시 120수, 오언배율 2수, 칠언배율 2수, 오언고시 9수, 칠언고시 16수가 실려 있다. 이어 표(表) 2편, 비명 1편, 서(書) 9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칠언의 절구와 율시가 특히 많고, 드물게 육언의 절구와 율시도 있다. 「진포만범차덕수운십이수(鎭浦晩泛次德叟韻十二首)」는 쓰기 어려운 마운(麻韻)만을 사용해 뱃놀이의 풍류를 읊은 것으로 자못 어부사의 풍취가 있다.
「연기육수(蓮妓六首)」와 「무제삼수(無題三首)」, 「강남사사수(江南詞四首)」 등은 여류 감정을 노래한 것으로, 당대 성행한 학당풍(學唐風)이 잘 반영된 작품이다. 또 「홍매팔수(紅梅八首)」 등 홍매를 노래한 작품이 여럿 있어, 홍매에 대한 저자의 애호를 알 수 있다.
매화의 매운 절개를 읊기보다, 경물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태에 중점을 두어 낭만적 정취가 물씬하다. 「고풍이수(古風二首)」는 난초와 오동나무에 자신을 빗대어 경세의 포부를 암시하였다. 그 밖에 금언체(禽言體)와 회문체(回文體) 등 잡체시의 형식에 의한 창작도 있다.
전체적으로 보아 당시 풍미했던 당시풍의 영향이 두드러져 화려하고 낭만적인 시풍을 보여 준다. 서(書)는 호조판서로 임진왜란 당시 전란의 와중에서 의주에 있던 아들 유징(幼澄)과 시세를 근심하고 안부를 물은 내용을 담고 있다. 2편의 표는 모두 의작(擬作)으로, 역시 당대 의고문풍(擬古文風)의 반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