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본으로는 서울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필사본 『파수록(罷睡錄)』과, 1958년 민속학자료간행회에서 간행한 유인본(油印本) 『고금소총(古今笑叢)』 속에 들어 있는 『파수록(破睡錄)』이 널리 알려져 있다.
『고금소총』본에 의하면, 편자는 ‘부묵자(副默子)’로 되어 있고, 편찬 연대도 편자가 쓴 서문 끝에 “세 임술 양월초길(歲壬戌陽月初吉)”로 되어 있다. 그러나 ‘부묵자’의 본명이 무엇인지, ‘임술년’이 어느 해를 가리키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고금소총』본 『파수록』에는 모두 63편의 자료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각 편에는 제목이 없이 ‘○’ 표로써 시작되고 있다. 반면 서울대학교본 『파수록』에는 총 37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책머리에는 서문이 없이 목차가 제시되어 있다. 이 목차는 자수가 일정하지 않으며, ‘……사(事)’라는 식으로 되어 있다. 예 : 제1화 향군순야견남녀여마롱건선사(鄕軍巡夜見男女如馬弄健羨事), 제2화 관북기표정발인치사(關北妓表情拔人齒事) 등과 같다.
양본 모두 매 편의 끝부분에 ‘부묵자왈(副默子曰)’이라는 평설이 붙어 있는데, 이를 통하여 편자는 여러 가지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의도는 자료의 취사선택에도 작용된 듯하다.
이 책에는 『고금소총』에 수록되어 있는 다른 유서(類書)들과 달라서 음담패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간혹 그런 것이 섞여 있기는 하지만, 그 표현 수법은 매우 완곡하게 되어 있다.
『고금소총』의 서문에서 객(客)이 부묵자에게 “하고많은 가언선행(嘉言善行 : 좋은 말과 착한 행실)을 내버려 두고 하필이면 음란한 이야기를 취하였는가?” 하고 물으니, 부묵자가 “이 책을 보고 착하면 본받고 악하면 경계하여 스스로 깨우칠 뿐”이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