눌지마립간의 동생이자, 자비마립간의 왕비의 아버지이다. 성은 김씨(金氏), 이름은 미질희(未叱希)이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 눌지마립간의 동생으로 나오는 복호(卜好)와 미사흔(未斯欣) 중 누구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복호와 동일인물로 보려는 학설이 대체로 유력하다.
미질희의 관등은 각간(角干)이며, 뒤에 파호갈문왕으로 책봉되었다. 갈문왕은 왕의 즉위초에 그 왕과의 일정한 관계를 기준으로 해서 책봉되는 것이 하나의 관례였다고 생각되는만큼, 미질희는 눌지마립간의 동생으로서 눌지에 의하며 파호갈문왕으로 책봉된 것으로 보인다.
신라는 내물마립간 이후 왕실이 김씨로 고정되고 왕위가 부자상속에 의해 계승되면서부터, 맏아들이 아닌 왕의 아우는 왕위계승권자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고, 하나의 독립된 가계(家系)로 분화하여 그 가계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따라서, 왕의 동생인 미질희가 갈문왕에 책봉되었다는 사실은 왕의 아우에 대하여 일정한 대우를 해주었다는 사실과, 동시에 당시 신라의 지배세력이 왕족 여러 가계의 연합시대였다는 것을 말하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