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세(筆洗)·필가(筆架)와 함께 붓에 딸린 중요한 기물로서 문인 사대부의 문방필수품에 속한다. 현재 남아 있는 유물이 대부분 조선시대 이후의 것이지만, 그 필요성을 감안하면 문자와 필기도구의 발명과 더불어 어떤 형식으로든 존재해왔을 것으로 여겨진다.
재질은 나무·대나무·도자·돌 등이 다양하게 사용되었다. 제작방법은 재료에 따라 각기 다르다. 목리(木理)가 좋은 괴목·오동나무 등의 원목은 원심력을 이용한 목물레[旋車]로 깎아내거나, 4∼8쪽의 판재를 잇대어 만들며, 대나무는 원통을 그대로 이용하여 밑부분만 목재로 막아 쓴다.
도자필통은 원통이나 사각기둥을 기본형으로 하여 백자유약을 바른 것이 가장 많다. 통이 하나인 것도 있지만, 키가 다른 서너개의 통을 붙여 다양한 기능과 함께 조형미를 아울러 갖춘 것도 많다.
문양은 문자·사군자·산수·화조·십장생 등이 주조를 이루며, 기법도 음양각·투각 등 입체적인 것과, 먹이나 청화·진사·철화안료를 쓴 평면문양이 사용계층의 취향을 반영하여 다채롭게 시문되었다.
필통의 제작은 소반·장·농 등 가구를 만들던 소목장(小木匠)이 맡았으며, 사용자가 직접 만들어 쓴 예도 있다. 두루마리 종이를 꽂아두는 지통(紙筒)은 필통과 형태 및 기능에서 매우 유사하지만, 지름이나 높이가 필통에 비하여 크고, 재료도 목재를 주로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