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조언관의 손자 조박용(趙博容) 등이 편집·간행하였다. 권두에 권병섭(權秉燮)의 서문과 권말에 조박용의 발문이 있다.
5권 2책. 석인본. 국립중앙도서관과 장서각 도서 등에 있다.
권1에 시 177수, 권2에 서(書) 35편, 서(序) 2편, 기(記) 5편, 권3에 발(跋) 1편, 축문 1편, 제문 17편, 애사 2편, 권4에 상량문 1편, 행장 5편, 권5에 부록으로 만사·애사·제문·행장·묘갈·유사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는 벗들과의 차운이 많다. 「우화한거십절(又和閒居十絶)」·「강촌즉사(江村卽事)」·「한중감음(閒中感吟)」 등에는 자연 속에 묻혀 사는 선비의 담담한 심회가 잘 나타나 있다. 「차김사원십이지수명운(次金士元十二支獸名韻)」과 「우차이십팔수운(又次二十八宿韻)」은 시구 중에 12지의 동물 이름과 28수의 별자리 이름을 삽입시킨 잡체시다.
「불여가오수시아배(不如歌五首示兒輩)」는 제언체(齊言體)로 끝에서 둘째 구 첫머리에 ‘불여(不如)’ 두 글자를 규칙적으로 삽입한 것이다. 그밖에 「독향산시효하처난망주체(讀香山詩效何處難忘酒體)」 6수는 백거이(白居易)의 시를 읽다가 그 작의를 따서 지은 것으로, 모두 저자의 문학적 재치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표현에 꾸밈이 없는 차분한 어조가 주조를 이루고 있다.
서(書) 가운데 「상정재유선생(上定齋柳先生)」은 직간으로 있다가 귀양간 유치명(柳致明)에게 안부와 위로를 전한 서찰이다. 시의 「정재유선생만(定齋柳先生挽)」과 함께 유치명에 대한 저자의 곡진한 정회가 잘 나타나 있다. 그밖에 김대진(金岱鎭)·이만각(李晩慤)·성혁수(成赫壽) 등과 나눈 편지는 일상의 안부와 학문상의 여러 관심사를 주고받은 것들이나 특기할 만한 것은 없다.
「하담기(荷潭記)」에서는 집 주위에 있는 연못에 가득한 연꽃에서 따와 스스로의 호를 하담거사로 짓게 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백(李白)이 호를 청련(靑蓮)으로 한 것은 호탕한 기개를 생각함이고, 도잠(陶潛)이 백련(白蓮)에 자신의 뜻을 부친 것은 그 진솔 담백한 풍미를 사모함이라며, 자신의 뜻을 이에 가탁한 내용의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