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한국의학사의 상세와 중세편을 합친 상권만을 1954년 정음사(正音社)에서 간행하였다. 그 뒤 12년 만인 1966년 하권을 별도로 간행하지 않고 이에 해당하는 근세·최근세편 등을 상권에 첨부하여 단행본으로 탐구당(探求堂)에서 발간하였다.
내용은 상세·중세·근세·최근세·수난기 및 독립된 한국의학 등 5편으로 시대를 구분하여 수록하였다. ① 상세편에는 의술의 기원, 원시의학, 환웅(桓雄)의 의신화(醫神化)와 고조선·삼국시대·통일신라시대까지의 의학, ② 중세편에는 의업과 과거제도, 송·아라비아·원나라와의 의약품 교류, 의사제도(醫事制度) 등의 고려시대의 의학, ③ 근세편에는 의녀제도(醫女制度), 세종의 업적, 임진왜란 등이 의학에 미친 영향, 서양의학의 도입 등 조선시대의 의학을 다루었다.
④ 최근세편에는 고종 이후부터 갑오경장까지, ⑤ 제5편에는 일제강점기 및 광복 이후의 독립된 한국의학 등 시대별 의학의 발달과정과 의료제도의 변천 및 각 시대별 주요 의인·의서 발간 등에 중점을 두고 서술하였다.
이 책은 1962년 일본인 미키(三木榮)가 간행한 『조선의학사 및 질병사(朝鮮醫學史及疾病史)』 가운데 조선의학사 부분과는 시대구분·서술체계·내용 등에 있어 유사한 곳이 많은 것으로 보아 상호 보완하여 발간된듯하다. 그러나 미키의 저서는 일본 관학자(官學者)들의 우리나라에 대한 왜곡된 역사관이 그대로 반영된 데 비하여, 이 책은 그런 점을 시정해놓고 있는 등 이제까지의 한국의학사 연구에 있어 가장 괄목할 역저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저자는 고의서(古醫書)의 수집과 정리에도 심혈을 기울였는데, 이 책에는 그러한 그의 노력이 반영된 듯 많은 의인·의서들이 인용, 소개되었다. 125점에 달하는 풍부한 자료가 도판으로 수록되었으며, 각 절마다에는 주를 부기하여 참고에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