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치인리 마애여래 입상은 경상남도 합천군 해인사길에 있는 남북국시대 통일신라의 마애불이다. 통일신라 시대 후기에 조성된 7.5m의 불상이다. 너비 3m의 바위 면을 손질하여 조성한 것이다. 광배와 대좌를 갖추고 전체적으로 장중한 분위기를 낸다. 불상은 장대한 불신과 둥글고 넓은 어깨, U자를 그리며 내려오는 법의를 표현하였다. 양손의 수인(손 자세)은 사실적이며 생동감이 있다. 명문과 문헌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조성 배경은 알 수 없다. 이 불상은 8세기 U자형 법의 표현을 계승하면서 수인 등에서 9세기 특징을 지니고 있다.
치인리 마애여래입상은 너비 3m의 바위 면을 손질하여 조성한 것이다. 광배(光背 : 붓다의 몸에서 나온 빛의 표현)와 대좌를 갖춘 완전한 불상이다. 불상은 경주 남산(南山)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자연석 하나에 불상을 표현하였는데, 그 크기와 조각의 볼륨감으로 인해 장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장대한 불신(佛身 : 불상의 몸)과 둥글고 넓은 어깨, 폭포처럼 U자를 그리며 내려오는 법의(法衣 : 불상의 옷) 자락에서 수평적인 전개와 수직적인 상승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치인리 마애여래입상은 통견(通肩 : 옷이 양쪽 어깨를 덮고 있는 것) 형식으로 법의를 입고 있으며, 아미타불(阿彌陀佛)의 설법인(說法印 : 설법하는 모습의 손 자세)과 유사한 모습의 수인(手印 : 손 자세)을 결하였다. 즉 오른손은 어깨까지 들어 올려 엄지와 중지를 맞댄 다음 손바닥을 밖으로 향하게 하였고, 왼손은 검지를 펴고 중지와 약지, 소지를 구부려 가슴 앞에 둔 모습이다. 이들 양 손은 마애여래입상에서 그 어느 부분보다도 사실적이며 생동감 있게 표현되었다.
불상은 크고 둥근 육계(肉髻 : 정수리 위에 솟아나온 부분), 짧은 이마, 살짝 뜬 눈, 오똑한 코, 다문 입, 어깨까지 닿은 귀를 가지고 있다. 상호(相好 : 얼굴)는 장방형으로서, 양 볼과 턱이 살찐 모습이다. 목에는 삼도(三道 : 세 개의 선)가 새겨져 있다.
불상의 가슴 앞에는 왼쪽 어깨에서부터 비스듬히 내려와 오른쪽 겨드랑이 속으로 들어가는 승각기(僧脚崎)가 표현되어 있으며, 왼쪽 어깨 위에는 법의를 묶기 위한 매듭 장식이 보인다. 법의는 배 앞에서 U자를 이루며 무릎 앞까지 내려온다. 무릎 아래부터는 군의(裙衣 : 치마)가 양 다리 정강이 앞으로 각각 U자를 그리며 내려오고 있다. 정면 법의에 나타난 단순한 U자형 옷주름과 달리, 양 팔 밖으로 흘러내린 법의에서는 바람에 날리듯 흔들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불상은 자연석 한 면을 다듬어 광배로 삼았으며, 특히 두광(頭光 : 머리 주위의 빛의 표현)은 원형으로 정교하게 다듬었다. 불두(佛頭 : 불상의 머리)와 두광의 크기도 적절한 비례를 이루고 있으며, 신광(身光 : 몸 주위의 빛의 표현)의 역할을 하는 바위 면에서 오른쪽이 왼쪽에 비해 약간 폭이 넓지만, 불안정한 모습은 아니다.
불상은 전체적으로 경직된 느낌과 U자를 그리며 내려오는 법의 자락이 선각(線刻)화 되는 경향이 없지 않으나 힘이 넘치고 당당하여 엄숙한 종교미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 치인리 마애여래입상은 여러 가지 양식적인 특징을 통하여 통일신라시대 9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제한된 크기의 자연석을 다듬어 조각하였기 때문에 다소 경직된 느낌이 없지는 않으나 양 팔 위를 걸쳐 밖으로 흘러내린 법의 자락과 양 손의 표현은 매우 사실적이라고 볼 수 있다.
경직된 분위기, 정원(正圓)에 가까운 두광, 선조(線條)에 가까운 옷주름 표현 등에서 통일신라시대 9세기에 조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불상은 통일신라시대 8세기에 유행하던 U자형의 법의 표현 형식을 계승하고 있으나, 새로운 형식의 수인 등 9세기 불상의 시대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