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진(吳泳鎭)이 쓴 장막희곡. 당초 동아방송 라디오드라마로 방영되었던 것을 다시 희곡으로 재구성하여 월간 ≪신동아≫(1967)에 발표하였고, 극단 자유극장에 의하여 국립극장에서 공연된 바 있다.
전통적인 것에서 소재를 가져오는 것을 좋아하고 현실풍자를 장기로 삼아온 오영진으로서는 비교적 예외적인 작품으로 꼽힐만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는 바와 같이, 이 작품은 문명비평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작품은 문명비판에만 머무르지 않고 현대인들의 물욕을 자연극풍으로 고발한 측면도 지니고 있다. 즉, 현대문명에는 전혀 접촉이 없고, 또 금전에 대한 욕심도 없이 바다에서 구조개와 갈매기의 자연에만 의존하여온 한 제주도 해녀가 우연한 기회에 장안 갑부의 재산상속 싸움에 말려든다.
해녀 모자는 전혀 상상하지도 못하였던 재산을 상속받게 됨으로써 유족측의 음해를 당하게 되고, 그들의 모략에 따라 아들이 실종되고, 또한 살인혐의까지 뒤집어쓰게 된다. 결국, 법정에 선 해녀는 아들을 잃은 충격과 정신이상자로까지 몰아가는 유족측의 사악성으로 말미암아 쇼크사(死)한다.
그 해녀가 처음 서울에 도착하였을 때 기자가 기분을 묻자, 그녀는 “아이쿠, 메스껍고 무서워요!”라고 답변하였으며, 손을 잡은 남자에게 “이 손목 하나로써 온몸이 더럽혀질 수 있으니, 차라리 손목을 끊어내어 몸의 더러움을 씻겠다.”고 말한다.
결국, 순진무구한 그 해녀는 종국에 가서 무섭고 더러운 문명에 의해서 파멸당하고 만다. 이상과 같이 이 작품은 현대의 문명비판을 자연주의기법으로 묘사한 것으로서 서정적인 면도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