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영산호대감놀이는 경기도 파주시 문산도당굿에서 행해지는 굿거리이다. 옛날 문산에서 호랑이로부터 입는 피해를 없애기 위해 이 놀이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호영산은 호랑에게 물려 죽은 사람의 넋이고, 호대감은 호랑이를 다스리는 신령이다. 호환에 간 사람들의 넋을 달래어 탈을 막는다. 또 호대감에게 희생(개)을 바치고 즐겁게 놀려서 동네가 편안하고 화를 면하는 데 목적이 있다. 군웅거리 끝에 군웅을 산에 올라가 배웅한 뒤 호대감만 등장하여 무언극을 진행한다. 호환이 있었던 마을에서만 행해진다. 대사가 없이 행위로만 연희되는 무언극이란 점이 특징이다.
군웅거리 끝에 군웅을 산에 올라가 배웅한 뒤 이어서 행해진다.
옛날 문산은 산이 깊고 강이 인접해 있어 산짐승이 많았으며 사람들에게 해코지를 하는 일이 빈번하였다. 특히 호랑이가 많아 사람들을 해치고 가축을 물어 가는 등 피해를 입는 일이 종종 있었다. 그래서 마을에서는 이러한 피해를 없애기 위해 「호영산호대감놀이」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호영산’이란 호랑이에게 물려 죽은 사람의 넋을 말하는데, 이 혼령은 원혼귀이므로 여기저기 아무 데나 집적거려 탈을 일으킨다. 또 ‘호대감’은 호랑이를 다스리는 신령이다. 호환(虎患)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써 동네에 주저리 형태로 그 신체(神體)를 않혀 놓았다.
말하자면 이 놀이는 호환에 간 사람들의 넋을 달래어 탈을 막고, 호대감에게 희생(犧牲)을 바쳐 즐겁게 놀려서 동네가 편안하고 호환을 면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 마을에서나 다 이 놀이를 하는 것이 아니고 호랑이 피해를 입었던 마을에서만 노는 것이 특징이다.
이 놀이를 할 때 희생으로는 개를 쓰는데, 현재는 개머리만 쓴다. 호랑이가 사람을 잡아먹기 때문에 사람 대신 호랑이가 좋아하는 개를 잡아서 호대감에게 치성을 드리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과거에는 도당굿 날을 잡아놓고 굿 준비를 하면 3일을 앞두고 동네 개 한 마리가 저절로 당 있는 데로 들어온다고 한다. 그러면 동네 사람들은 신이 부른 신성한 희생이라 여겨 그 개를 잡아 산 어딘가에 몰래 파묻어 놓는다. 그런 다음 「호영산호대감놀이」 때 호대감으로 하여금 이 개를 찾게 한다.
놀이의 진행과정은 다음과 같다. 당에서 군웅할아버지가 소첩을 데리고 춤을 추고, 선막둥이와 후막둥이가 익살을 부린 뒤 뒷산 위로 대호사냥을 나간다. 이때 풍악이 울리면서 군웅할아버지·소첩·대동기(농상기)·오방기·풍물패·무당·악사 등의 행렬이 당 뒤로해서 곧바로 산 위로 올라간다. 산 위에서는 대호사냥·도액(度厄)·군웅공수·호영산호대감놀이의 순서로 굿놀이가 진행된다.
놀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당에서 군웅할아버지가 소첩을 데리고 춤을 추고 있는데 선막둥이 후막둥이가 나타나 “군웅할아버지 똥구녕에 불났네, 불났네.” 하면서 장난을 치는가 하면, 소첩을 뺏겼다고 놀리기도 하며 익살을 부린다.
군웅할아버지가 대호사냥을 가자고 하면서 당을 나와 풍악을 울리면서 산 위로 행렬을 지어 올라간다. 맨 앞에 군웅할아버지가 장죽을 물고 왼쪽 어깨에 활을 메고 왼손에 화살을 들고 소첩을 데리고 춤을 추면서 가고, 그 뒤에 대동기·오방기가 가고, 이어서 풍물패·무당·악사·구경꾼들이 뒤따른다. 옛날에는 행렬이 당 밑으로 내려와 마을을 한 바퀴 돌아서 하동 뒷산으로 해서 산 위로 올라갔다고 하니 거리굿의 기능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산 위에서 선막둥이와 후막둥이가 부엉이(닭)를 이리 저리 놀린다. 부엉이는 잘 나는 암탉으로 대신하며 발목에 긴 끈(새끼)를 매어 날린다. 부엉이를 날리는 것은 대호의 행방을 찾기 위한 것이다. 옛날에는 동네사람들이 만신이 대호를 찾나 못 찾나 몰래 통돼지를 대호라하며 파묻어 놓고 찾게 하였다.
그 영검함을 시험하려고 풍악이 울리면서 군웅할아버지가 복숭아나무로 만든 활에 쑥대로 만든 화살을 꿰어 산지사방으로 쏘는데 7개 화살을 쏜다. 활을 쏘아 도액(度厄)한 후 신칼(神刀)을 사방으로 던져 점을 친다. 이어서 본격적인 「호영산호대감놀이」가 진행된다. 이 놀이는 호대감만 등장하여 대사 없이 무언극(無言劇)으로 진행된다.
호대감이 산 저편에 엎드려 있다가 미리 숨겨놓은 개 대가리를 찾아 나선다. 호랑이 시늉을 하며 두 손으로 흙을 후비고 파 헤집으며 온 산을 헤매고 돌아다닌다. 한참 동안 헤집고 다니다가 드디어 개 대가리를 찾으면 입으로 그것을 물고 사라진다.
호대감은 개 대가리를 찾은 후 임진강 쪽으로 향해 도무(蹈舞)한다. 그리고 나서 호대감은 날고기를 물어뜯어 사방으로 버리고 공수를 준다. 「호대감타령」을 끝으로 모든 놀이가 끝이 난다.
옛날에는 호대감을 논 뒤 돼지대가리와 떡·나물 한 접시 술 한 잔을 차려서 바위 위에 올려놓으면 음식이 감쪽같이 없어졌다고 한다. 이는 호랑이가 밤에 나타나 물어간 것이라 하는데 실제로 호랑이 발자국이 있었다고 한다.
「호영산호대감놀이」가 끝나면 모두 산에서 당으로 내려와 마당거리를 한 뒤 모든 굿을 마친다. 「호영산호대감놀이」는 대사가 없이 행위로만 연희되는 무언극이란 점이 특징으로 지적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