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박첨지의 조카로 등장한다. 옷을 걸치지 않고 빨간 알몸을 드러냈다고 하여 홍(紅→洪)이 되었고, 인격화하는 과정에서 동지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실제 극에서는 두세 장면밖에 등장하지 않고, 맡은 구실도 힘쓰는 일뿐이다.
그만큼 힘이 세고 무례한 안하무인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의 무례함은 세도가인 평안감사 앞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원색적인 행동을 거침없이 하며 면박까지 준다. 따라서, 엄한 형식도덕을 생명처럼 받들던 양반들에게 있어서는 매우 못마땅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무 것도 두려울 것이 없고, 그 누구도 권력과 기성도덕을 증오하는 홍동지를 건드릴 수가 없다. 이 무법자 홍동지야말로 봉건시대에 있어서 온당한 삶을 누리려던 서민의 꿈과 의지가 투영된 환상적 인물이라 볼 수 있다.
이처럼 과거 봉건시대의 서민은 형식도덕·권위주의·위선 등에 대한 해원과 삶의 질곡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소망을 홍동지라는 초인적 인물을 통하여 은유적으로 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