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중국신활자본. 표제는 ‘화국죽지사(和國竹枝詞)’로 되어 있다. 1865년(고종 2) 남병길(南秉吉)의 권고로 간행하였다. 권두에 중국인 동문환(董文煥)의 서문이 있는데, 동문환은 이언진(李彦瑱)·유득공(柳得恭) 등 조선인의 시를 뽑아 『한객시록(韓客詩錄)』을 엮었다고 한다.
이 서문은 평소 함께 친분이 있던 이용숙(李容肅)이 1864년 중국에 가서 얻은 것으로 되어 있다. 표제가 말하듯 이 시집은 일본죽지사로, 1863년 김석준이 동래에 아버지를 만나러갔다가 여기에서 일본에 대하여 보고 들은 것과 잡기를 참작하여 지은 시로 구성되어 있다.
조선 후기에 성행된 악부체(樂府體) 및 죽지사 계통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특히 이언진의 「동호거실(衕衚居室)」이나 이상적(李尙迪)의 「일본잡사칠절(日本雜事七絶)」을 잇고 있는 듯하다. 대부분의 죽지사가 칠언절구인 데 비하여 김석준의 것은 오언율시로 총 22수이다.
체재는 먼저 시를 싣고 뒤에 그 배경을 자세히 밝혀놓았다. 시의 내용은 칼 하나, 옥쇄 하나, 거울 하나를 들고 향주(向州)에 내려왔다는 ‘즙불합존(葺不合尊)’과 같은 군장(君長)에서부터 관직, 궁실의 제도, 지리, 복식, 상례, 여인들의 음란한 풍속, 병제(兵制), 음식, 문자, 문예, 그림 등 매우 다양하다.
간간이 전설을 수용하여 죽지사다운 낭만적 기법이 돋보인다. 이 시편은 윤정현(尹定鉉)에 의하여 이상적의 「일본잡사칠절」과 함께 일본의 경개를 사실적으로 보여준다는 평을 받았고, 김상현(金尙鉉)은 자자구구 청신기절(淸新奇絶)하다는 칭찬을 한 바 있다.
권말에는 조두순(趙斗淳)·윤정현·김상현·안응덕(安應德)의 발문과 김석준의 후지(後識)가 붙어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