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세에 향촌마다 부녀자들이 들놀이·산놀이를 즐기면서 지었던 ‘화전가류(花煎歌類)’에 속하는데, 화전가류는 마을마다 많은 이본이 전한다. 경상남도 거창군에서 채집된 「화류가」는 4음보 1행 기준으로 모두 72행의 규방가사이지만, 작중 화자가 남자라는 특색이 있다.
화자가 집안의 종매(從妹)들에게 말하는 형식으로 시작되어 옛날 문장재사(文章才士)들의 풍류를 들고, 지금의 우리들이 춘하추동 좋은 때 아니 놀고 무엇하겠느냐면서, 출가해서 동서로 갈려 지내다가 모처럼 친정을 찾아온 종매들을 모아서 정자의 단풍구경을 간다.
재미있게 놀다보니 하루가 부족하고,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처럼 다시 헤어지게 되어 온갖 감회가 일어나므로 이 가사를 지으니 개의하지 말고 보라는 내용이다.
또한, 이본으로 전하는 「고원화류가(故園花柳歌)」는 시집살이를 하면서 조심조심 지내던 여자가 오랜만에 친정에 와서 동료들을 만나고 고향산천의 아름다움에 잠기는 즐거움을 토로한 것인데, 작중 화자면에서 거창의 「화류가」와는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