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개성박물관에 있으며, 이 탑기는 기단 한면의 가운데에 새겨진 것이다. 석탑은 본래 5층인 듯하나 현재는 기단과 1층 탑신 및 제1·2·3층 옥개석만 남아 있다. 현재 높이는 2.61m이다.
탑기는 탑을 조성하게 된 연기(緣起)로서, 평장사 강감찬(姜邯贊)이 나라의 태평과 집안의 평안을 위하여 천희(天禧) 5년 5월에 조성하였다는 내용이다. 천희는 송나라 진종(眞宗) 때의 연호로 고려 현종 12년(1021)에 해당된다.
현종 때에는 다섯 차례에 걸친 거란의 침략으로 큰 피해를 입었는데, 이 때는 점차 국권을 회복하기 시작하여 거란의 연호를 버리고 송나라의 연호를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이 탑은 고려 명신이 건립한 탑으로 우국(憂國)의 정성을 엿볼 수 있는 사적(史蹟)이며, 확실한 조성연대를 지닌 귀중한 유물이다.
『해동금석원』에는 ‘宋高麗興福寺姜邯贊造塔記(송고려흥복사강감찬조탑기)’라 되어 있으나 ‘福’은 ‘國’의 오기이다. 명문은 6행으로 자경(字經)은 3㎝며 서체는 해서(楷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