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석크기 세로 41.5㎝, 가로 29㎝.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경기도 개풍군 봉동면 흥왕사터에서 일제강점기에 출토되었다.
글씨는 지석 앞뒷면에 정간을 치고 새겼다. 서체는 고려화된 구양순풍(歐陽詢風)의 해서이다. 글은 박호(朴浩)가 지었으며, 글씨는 고세칭(高世偁)이 썼다.
흥왕사는 고려 문종의 원찰(願刹)로 1056∼1067년에 걸쳐 이루어진 2,800여칸의 대가람이다. 의천은 송나라에서 귀국한 뒤 이 절의 제1대 주지로 머물면서 선종 때 교장도감(敎藏都監)을 두고 속장경(續藏經)을 간행하였다.
묘지에는 출가·수계에서 입송구법(入宋求法)·천태종개창·입적·장례에 이르는 의천의 행적이 약술되어 있다. 그에 따르면 1101년(숙종 6) 10월 3일 국사에 책봉되고 같은 달 5일 입적하니, 왕은 애도하며 예를 갖추어 다비(茶毘)한 뒤 영통사(靈通寺) 동쪽 산으로 옮겨 석실(石室)을 쌓아 장사지내게 하였다 한다.
경기도 개풍군 영남면의 「영통사대각국사비(靈通寺大覺國師碑)」, 경상북도 칠곡군 북삼면의 「선봉사대각국사비(보물, 1963년 지정)」와 함께 의천의 사적을 살필 수 있는 석문(石文)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