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천사 감로왕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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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
작품
서울특별시 성북구 돈암동 흥천사에 있는 조선시대 감로도.
이칭
이칭
흥천사감로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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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서울특별시 성북구 돈암동 흥천사에 있는 조선시대 감로도.
개설

1939년 화승 문성(文性)과 병문(炳文)이 제작하였다. 비단 바탕에 채색한 작품으로, 그림의 크기는 세로 192㎝, 가로 292㎝이다.

내용

감로도는 망자(亡者)의 영혼 천도를 위한 불교 회화이다. 즉 하단(下段) 육도(六道) 중생의 고혼(孤魂)은 중단(中段)의 감로(甘露) 시식(施食) 의례를 매개로 상단(上段)의 불보살의 세계로 인도된다. 천도 대상인 고혼(孤魂)의 표현이 당대의 생활상을 빌어 표현되어 시대적인 변화가 매우 주목되는 풍속화적 성격을 띤다.

이 불화의 특징은 하단부의 내용이 1930년대의 사회상을 그대로 보여 주는 장면들이다. 그리고 사각형으로 면 분할된 공간에, 기존의 불화적 철선묘(鐵線描)가 아닌 서양화법으로 채색이 된 것이다.

재단 위의 번(幡: 설법할 때 절 안에 세우는 깃대)에는 奉爲尊皇…(봉위존황…)이 써져 있다. 화면의 좌측 아랫부분에는 도로 확장 공사에 부역 나간 한국인과 이를 감독하는 일본인의 모습 그리고 당시의 번화가와 양복을 입은 신사와 하이힐을 신은 숙녀의 모습 등 1930년대 당시의 상황을 잘 대변하고 있다.

상단에 있는 5불은 상반신만 표현되었고 그 좌우로 아미타 삼존과 지장, 관음보살, 천인들이 흰색 구름을 타고 하강하는 모습을 작게 표현하였다. 그 아래로는 대개 짝을 이루어 나타나는 풍신(風神)·뇌신(雷神)이 있다.

감로도에서 풍신이 등장한 경우는 처음이다. 풍신은 어깨에 바람 주머니를 매었고, 뇌신은 연고(連鼓)를 어깨 뒤로 들었으며 그 앞으로 번개가 표현되었다.

무엇보다 재 의식 광경이 화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한창 진행 중인 법고·바라·나비춤의 춤사위까지 세밀하게 그려 내었다. 가부좌를 튼 아귀(餓鬼) 둘은 마치 일본 불화의 명왕(明王)을 닮은 표현이다.

하단부에는 화면 우측에서부터 자동차를 타고 여행하는 장면, 논일하는 모습과 새참을 내오는 광경, 관아에서 벌어지는 재판, 기차가 다니는 어촌, 가마 행렬, 코끼리 서커스단, 호랑이에게 쫓기는 장면, 고기잡이, 번화가, 대장간, 전당포, 전깃줄 공사, 다툼, 도로 확장공사, 전화 거는 사람, 스케이트 타기, 뱀에 놀라거나 바위에서 떨어지는 소년, 거센 물살에 휩쓸려 가는 모습, 농악 장면 등이 배치되었다.

현재 흰 분으로 지워진 부분은 3·1 운동 광경과 일본 헌병이 등장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그 후 예배 대상으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여 지웠다고 한다.

흥천사 감로도는 당시 19세기 중엽 이후 거의 도식화된 감로도와는 달리 감로도가 갖는 고유한 의미를 당시의 시대 상황에 적절히 적용시켰다. 그래서 새로운 도상을 창출한 화사(畵師)의 뛰어난 솜씨와 사실적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참고문헌

『감로탱』(강우방·김승희, 도서출판 예경, 2010)
『감로: 조선시대 감로탱』(통도사성보박물관, 2005)
『한국의 불화』(문명대, 열화당, 1981)
『한국불화의 연구』(홍윤식, 원광대학교출판국, 1980)
「흥천사 감로도에 나타난 일본의 뇌신과 풍신」(노성환, 『일본문화연구』 73, 2020)
「1939년작 흥천사 감로왕도」(장희정, 『동악미술사학』 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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