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분권 4책. 필사본. 정리되지 않은 고본(稿本)으로 서문·발문이 없다. 제1책에 제문 9편, 서(書) 4편, 잡저 9편, 제2∼4책에 시 377수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 중 서(書)는 박기수(朴岐壽) 등 친지에게 안부를 묻는 내용이다. 규장각 도서에 있다.
제문의 「마당제문(馬堂祭文)」과 잡저의 「제보역색하한계장(題補役色河漢啓狀)」·「칙마산금호(飭馬山禁護)」·「전령별하관(傳令別下館)」 등은 모두 저자가 역원의 관직생활을 하는 동안 실무적으로 쓴 글이다. 특히 잡저는 모두 역원의 업무와 관계된 글로서, 당시 역원의 운영실태를 파악하는 데 참고자료가 된다.
시 중 제2책의 「귀거래사」를 비롯하여 「자서」·「송춘(送春)」·「과홍국인천뢰(過洪菊人天賚)」, 제4책의 「유소사(有所思)」·「한거우음(閑居偶吟)」 등에는 모두 은일적인 생활을 동경하는 심회가 담겨 있다.
특히 이 책에는 저자의 행장이나 묘갈명 등 인적사항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없으며, 「자서」에서 이에 관한 내용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제2책의 「강상음(江上吟)」은 1814년 간행된 정조의 『홍재전서』를 강화도에 있는 규장외각(奎章外閣)으로 봉안하는 도중에 읊은 시로서, 신의 가호로 책이 오랫동안 보존되기를 기원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숙전등사(宿傳燈寺)」·「등마니봉(登摩尼峰)」 등은 강화도 여행도중의 감회를 읊은 것이다. 제4책의 「주유규호등고란사(舟遊窺湖登皐蘭寺)」는 백마강과 낙화암에 얽힌 고사를 회상하며 서정적인 감회를 잘 표현하고 있다.
이 밖에 「억이원여(憶李源汝)」·「억강숙신(憶姜叔信)」 등 옛날 친구들에 대한 우정을 회억하는 시가 있다. 증별(贈別)·차운(次韻)·화답(和答)류도 상당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