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한국 천주교회의 창립 과정에서부터 병인 박해기까지의 교회사를 다루고 있는데, 박해에 맞서 불굴의 의지로 신앙을 지키다가 순교(殉敎, 爲主致命)한 이들의 행적(行蹟)과 신앙심(信仰心)을 위주로 다루었다.
1900년 부청멸양(扶淸滅洋)을 기치로 내건 의화단(義和團)이 조직되어 청조(淸朝)의 묵인과 방조 속에 이전부터 산발적으로 발생하던 교난(敎難)이 서양인 선교사와 중국인 교우 및 성당 건물들에 대한 대대적인 살인, 약탈, 파괴, 방화를 일삼는 대규모의 전국적인 유혈폭동으로 확산되었다. 이에 선교사들은 조선의 천주교 신자들이 이미 19세기 중반까지 여러 차례 겪은 박해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바쳐 신앙을 지켜나간 용감한 행적을 교훈으로 삼아 중국의 천주교 신자들이 용기와 힘을 얻고 굳건하게 교회와 신앙을 지켜나갈 것을 염원하면서 이러한 책을 발행하게 되었다.
1900년 중국의 상해(上海)자모당(慈母堂)에서 한문 활판본으로 초간 1책(111면)이 간행된 후, 1927년 상해 토산만(土山灣)에서 3판까지 나왔다. 필자가 참고로 한 책은 국립 중앙도서관에 소장된 270면(24.5 x 17.2cm)으로 된 필사본이다.
이 책은 같은 시기 동일한 목적으로 중경(重慶)에서 은정형(殷正衡) 신부가 발행한 《고려주증(高麗主證)》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여지며, 모두 2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에서 조선 왕조에 천주교가 창설된 상황을 기술한 후, 2장부터는 주요 선교사와 평신도 지도자들의 위주치명(爲主致命, 순교) 과정을 차례로 서술하였다.
이 책은 번역의 과정에서 다수의 오자(誤字)가 나왔고 원본의 내용이 임의로 편집된 까닭에 사료적 가치는 높지 않지만, 한중간의 천주교 교류사적 측면에서 일정한 족적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