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택이 편찬한 무신본(戊申本) 『청구영언』(1728)을 저본(底本)으로 삼아 증보·개편한 18세기 중반(1746년 추정)의 가곡가집이다.
박상수(朴相洙)가 소장한 가곡가집으로, 책 크기는 세로 26㎝, 가로 23.5㎝이며, 총 112장으로 되어 있다. 책 이름인 ‘시가(詩歌)’는 원자료의 제목이 아니라, 후대에 써 붙인 것으로 원래의 책명은 알 수 없다.
가집 내 신출작가인 이의현(李宜顯, 16691745)의 인물정보에 시호(諡號)가 기록되어 있고, 조관빈(趙觀彬, 16911757)의 인물정보에 ‘공조판서겸수어사(工曹判書兼守禦使)’란 기록이 있어 1745년 직후에 편찬된 가집이 틀림없는데, 김천택편 『해동가요록』을 언급한 박씨본 『해동가요』의 ‘화사자(花史子)’가 쓴 발문이 병인년(1746)임을 감안하면, 김천택이 무신본 『청구영언』을 증보·개편하는 1746년에 편찬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록 작품은 악곡별로 가곡(시조) 719수를 수록하고, 가창가사 「어부사」가 수록되어 있으며, 말미에 「어졔삼국지」라 제(題)하여 「금의공ᄌᆞ뎐」·「은산도ᄉᆞ젼」·「어쵸문답」·「고담」 등 4편의 단편서사물이 수록되어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소장 『청구영언』(약칭 『청정』)과 친연성이 높은 가곡 가집으로, 가조법(歌調法)·목록(目錄)·가사법(歌詞法) 등과 『공자가어(孔子家語)』권지중(卷之中), 「관주(觀周)」에 있는 글을 인용한 「금인명(金人銘)」을 수록하였고, 이어 초중대엽·초삭대엽·이중대엽·이삭대엽·삼중대엽·삼삭대엽·북전·낙시조 등 8곡 악보를 수파보도(水波譜圖)로 그려 놓았다. 이어서 가곡 719수를 악곡별로 기록해 놓았는데, 18세기에 편찬된 가곡가집 가운데 수록체제가 가장 정연하다.
이 가집은 『청구영언』과 『해동가요』 사이에 무신본 『청구영언』을 증보·개편한 가집이 여러본 있었음을 알려주는 동시에, 18세기 중반 가곡예술의 실상을 함의한 가집으로서 매우 정연한 수록체제를 보여주고 있어, 가집사 연구 및 시가사 연구에 자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