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창(南滄) 손진태(孫晉泰)(1900~?)가 다수의 가집들을 전사(轉寫)하는 과정에서 고시조 558수를 일본어로 번역하여 엮어낸 가집이다.
손진태는 1927년 6월부터 1928년 5월 사이에『가곡원류』·『남훈태평가』·『송강가사』·『가사육종』·『고금가곡』·『여창가요록』등 일본 동양문고와 마에마 쿄사쿠(前間恭作), 아사미 린타로(淺見倫太郞) 등이 소장하고 있는 가집들을 집중적으로 전사했는데, 그 가집들의 작품들 가운데 558수를 선별하여 일본어로 번역, 1929년에 『조선고가요집(朝鮮古歌謠集)』이란 이름의 책을 펴냈다.
1929년(소화(昭和) 4)에 동경 도강서원(刀江書院)에서 발간되었고, 총 531쪽(서·발문 4쪽)에 책 크기는 세로 19㎝, 가로 19㎝이다. 일본어로 표기되었다.
본서는 역어(譯語), 명칭, 형식, 작품 연대 등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서술한 ‘서설(序說)’에 이어 장가편(長歌篇)[1부: 행사, 해학, 호색, 남녀, 생활, 기타의 노래, 2부: 해학, 남녀, 호색, 풍자개세(諷刺慨世), 기타의 노래], 단가편(短歌篇)[1부와 2부: 역조(歷朝) 작가의 노래, 3부], 부록[1: 환산별곡(還山別曲), 백구사(白鷗詞),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2: 작가약전, 제왕재위년표], 발문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시조는 우리 민족 고유의 노래로서 일본의 만요슈(萬葉集)나 고킨와카슈(古今和歌集)와 같은 위치를 가진다는 것이 손진태의 관점이었다. 특히 그는 전통적으로 한국의 지배관료들이 중국의 문학과 사상을 선호해 온 까닭에 한국에는 한국 고유의 문학과 문화가 성립하기 힘들었다고 지적하고, 그러한 가운데서도 오랫동안 명맥을 유지해 온 시조야말로 세계에 자랑할 만한 한국 고유의 문학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시가문학을 한국 민속문화의 일환으로 일본에 소개한 손진태의 초기 작업의 산물로서 귀중한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