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본, 편자와 간행 연도 미상, 1책 58장, 31.6×20.6㎝.
한시(고시)·가사·풀이·소설·민요·생활지혜 등 다양한 분야의 운문들과 산문들을 낭송하기 편하게 토를 달아 국문으로 필사한 문헌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의 제목은 ‘십구수, ᄇᆡᆨ두음, 화츙가, 탄우가, 탄노가, 삼국가, 화음옥즁긔록, 쳔ᄌᆞ푸리, ᄉᆞᆫ즁풍경, 규중감응편, ᄇᆡ틀가, 물드리는 법, ᄒᆡ바라긔 드리ᄂᆞᆫ 법, 의복의 무든 것 ᄲᅡ는 법, 언문ᄎᆡᆨ목녹’ 등이다. 예컨대 ‘십구수’는 원래 ‘고시십구수(古詩十九首)’로서 한나라 말기에 일군의 무명시인들이 창작한 일련의 서정시를 말한다. 즉 소명태자(昭明太子)가 편찬한 『문선(文選)』 「잡시(雜詩)」의 고시(古詩) 19수(〈행행중행행(行行重行行)〉·〈청청하반초(靑靑河畔草)〉·〈청청능상백(靑靑陵上柏)〉·〈금일양연회(今日良宴會)〉·〈서북유고루(西北有高樓)〉·〈섭강채부용(涉江采芙蓉)〉·〈명월교야광(明月皎夜光)〉·〈염염고생죽(冉冉孤生竹)〉·〈정중유기수(庭中有奇樹)〉·〈초초견우성(迢迢牽牛星)〉·〈회거가언매(回車駕言邁)〉·〈동성고차장(東城高且長)〉·〈구거상동문(驅車上東門)〉·〈거자일이소(去者日以疏)〉·〈생년불만백(生年不滿百)〉·〈늠름세운모(凜凜歲云暮)〉·〈맹동한기지(孟冬寒氣至)〉·〈객종원방래(客從遠方來)〉·〈명월하교교(明月何皎皎)〉)가 그것들인데, 각 시의 음을 국문으로 읽고 토를 붙인 다음 아래쪽에는 번역을 달아 놓았다. ‘19수’를 맨 앞에 배치한 점으로 미루어 이 책에서 이 부분을 매우 중시한 것으로 보인다. 여성 관련 생활지혜를 덧붙인 점, 궁서체의 달필로 쓰여 있는 점 등은 이 책이 국문을 터득한 당대 여성들의 교양 확충을 위해 만들어졌을 가능성 또한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