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판소리 (판소리)

국악
개념
20세기 이후 기존의 판소리 사설과는 전혀 다르게 독창적으로 창작된 판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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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20세기 이후 기존의 판소리 사설과는 전혀 다르게 독창적으로 창작된 판소리.
개설

창작판소리는 20세기에 들어 이전 판소리의 사설과는 전혀 다른 내용들을 중심으로 새롭게 창작된 판소리들을 일컫는다. 판소리는 전통적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왔는데, 이는 기존의 판소리에 특별한 음악양식으로 된 새로운 대목을 추가하는 방식이었다. 이를 ‘특정명창의 더늠’으로 명명하여 전승하고 있지만, 창작판소리라 하지는 않는다. 더늠은 새로운 음악의 수용이나 기존 음악의 변용 정도로 보기 때문이다.

또 전승되는 상당수의 단가가 창작 단가이지만, 이 역시 창작판소리라 하지는 않는다. 즉 20세기 이전에 이루어졌던 전통적 방식의 창작은 ‘없던 것을 만든다’는 개념이 아니라 기존의 것을 변화시키거나 추가하는 방법이었기 때문에 이들을 창작판소리의 범주에서 다루지는 않는다. 또한 창극의 음악은 대부분 창작판소리로 이루어지지만 판소리와 구분되는 장르이므로 창작판소리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창작판소리와 유사한 개념으로 신작판소리, 복원판소리 등이 있다. 고전소설을 판소리화한 경우 신작판소리 또는 복원판소리라 하는데, 사설에 초점에 두는 경우 이를 창작판소리와 구분해야 하지만 판소리 음악을 짜 나가는 데에는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음악학에서는 구분 없이 사용하고 있다.

연원 및 변천

창작판소리는 1904년 김창환이 만든 「최병두타령」을 그 시작으로 하고, 일제강점기에는 정정렬이 만든 「숙영낭자전」과 「옥루몽」 등이 초기의 작품들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창작판소리는 박동실에 의해 주도되었다. 박동실은 해방 직후 「이준열사가」·「안중근열사가」·「윤봉길열사가」·「유관순열사가」·「김유신보국가」·「해방가」 등을 만들어 당대의 민족적 사건을 판소리로 불렀다. 그러나 박동실은 전쟁 이후 월북했고, 열사가를 비롯한 창작판소리의 흐름은 이어지지 못했다.

그후 1970년대에 이르러 박동진과 정철호에 의해 새로운 판소리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하였다. 박동진은 「변강쇠타령」·「숙영낭자전」과 같이 전승이 단절된 12바탕 판소리를 복원하였고, 「예수가」와 「이순신전」등을 새로 만들어 부르기도 하였다. 정철호는 박동실의 열사가를 다시 작창하여 불렀고 「녹두장군 전봉준」, 「권율장군」 등 역사적 인물을 판소리화하여 불렀다. 박동진과 정철호의 창작판소리는 음반으로 제작되었으나 자주 공연되지는 못했고, 전승되지도 못하였다.

1980년대에 들어서 아마추어 소리꾼인 임진택에 의해 김지하 시인의 작품인 「소리내력」·「오적」·「분씨물어(糞氏物語)」 등이 판소리로 노래되었으며, 1990년에는 「오월광주」라는 작품을 만들기도 하였다. 당시 민주화운동의 열기와 함께 임진택의 소리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 후 「남한산성」, 「백범 김구」 등을 발표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1980년대에도 정철호는 계속 새로운 판소리를 만들어내었고, 1990년대에는 조통달, 안숙선, 윤진철, 김연, 이용배 등 많은 소리꾼들도 창작판소리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특히 임진택이 만든 「오월광주」는 2000년 윤진철에 의해 다시 태어나게 되는데, 이는 아마추어에 의해 시작된 창작판소리가 전문 소리꾼의 손으로 재탄생하는 상징적 사건으로 해석되고 있다.

2000년 이후에는 대학 출신의 젊은 소리꾼들이 판소리 창작에 참여하기 시작하였다. 창작판소리의 인구가 많아짐에 따라 다루는 소재도 다양해졌고, 대상도 세분되었다. 연령대를 고려하거나 특별한 목적을 갖는 판소리들이 만들어졌으며, 현대인의 일상생활이 노래되고 있다. 판소리의 사설은 이해하기 쉬운 한글 위주로 만들어졌다.

현황

2001년부터 산조축제의 일환으로 열리기 시작한 또랑깡대 콘테스트는 새로운 창작판소리의 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열린 또랑깡대 콘테스트에는 아마추어와 프로를 가리지 않는 창작판소리꾼들이 참여하여 신선한 주제를 담은 새 판소리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후 젊은 소리꾼들이 창작판소리를 만들고 연주하는 소규모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바닥소리, 판세, 소리여세, 타루 등의 창작판소리 단체들은 인사동에서 거리소리판(벼락소리판)을 열기도 하고 소규모 공연장에서 공연을 펼치거나 음반제작을 하는 등 다양하고 열정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의의와 평가

창작판소리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새로운 주제를 담아낼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최근에는 아이들을 위한 판소리와 30-40대의 아주머니를 위한 판소리, 청소년을 위한 판소리 등 대상을 분명히 하는 판소리들도 만들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청중의 호응도도 높아지고 있다. 판소리가 옛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우리들의 이야기를 노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창작판소리 발전과정 연구」(김연,『판소리 연구』24, 2007)
「창작 판소리 사설의 표현특질과 주제의식」(김기형,『판소리 연구』5,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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