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충청북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남하3리 염실마을 뒤편 남하리사지에 있는 5구의 마애불상이다. 남하리사지는 남대산을 배경으로 동향한 산기슭에 자리 잡은 절터로, 좁은 계곡의 경사면에 법당과 요사채를 세우고 향화(香火)를 밝혔던 작은 암자터였던 곳으로 추정되며, 경내에는 삼층석탑과 석조미륵보살입상이 남아 있다. 이 남하리사지 마애불상군에 관한 소개는 1966년 한글학회에서 발행한 『한국지명총람』에서 짧게 이루어졌고, 1967년 단국대학교박물관에서 괴산지역의 고적을 조사하면서 처음으로 학술적인 조사보고서를 냈다. 이후 1994년 충청대학박물관에서 남하리사지 지표조사보고서를 내면서 마애불 중 반가사유상을 새로운 자료로 제시하였다.
이 마애불상군의 전체 높이는 1.14~2.98㎝로, 마애불상이 조각된 바위는 석영이 많이 섞인 화강암으로 부식이 심하여 석질이 좋지 않아 전체적으로 불상의 모습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마애불상군의 중심에 있는 바위는 높이 352㎝, 너비 470㎝, 두께 320㎝로서, 이 바위의 정동향한 수직단절면에 마애삼존불입상이 조각되어 있고, 여기서 직각으로 교차된 북측 면에 독립된 마애불입상 1구가 북향으로 조각되어 있다. 또 이 바위의 앞쪽에는 우협시불 앞에서 직각으로 교차되어 돌출한 높이 300㎝, 너비 350㎝, 두께 215㎝ 규모의 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 북쪽 면에 반가사유상 1구가 조각되어 있다.
편편한 암벽면의 중앙에 본존입상을 조각하고, 그 좌우에 양협시보살상을 배치하였다. 마애삼존불입상은 각기 보주형(寶珠形)으로 주변을 얕게 파내어 윤곽을 만든 내부에 저부조로 조각되었으며 각 방형대좌에 직립한 모습이다. 단 우협시보살상의 대좌는 미완성인 듯하다.
중앙 본존은 대좌에 직립한 불입상으로 높이 298㎝이며, 원형의 두광을 갖추었고, 각 부의 표현이 많이 남아 있는 편이다. 머리카락을 표현하지 않은 머리 정상에는 위로 뾰족한 보주형의 육계가 표현되어 있고 원만한 상호(相好)에는 눈썹은 표현되지 않았으나 두 눈은 지그시 감아 옆으로 길게 치켜뜬 모습이 확인된다. 코는 길게 표현되었으나 각형(角形)으로 높지 않으며 입에는 미소의 흔적이 보인다. 귀와 삼도(三道)는 조각되지 않았다. 양 어깨는 당당한 편이며 불의는 통견으로 양 어깨에 걸쳐서 양 팔과 복부 아래로 흘러내려 무릎까지 덮었는데, 거의 선각에 머물고 있으나 3~4조의 수직선문이 U자형으로 선명히 드러나고 있다. 수인은 시무외인과 여원인을 결하고 있다. 발 부분과 대좌 부분은 생략적으로 단순하게 표현하였다.
우협시보살상은 거의 알아볼 수 없으며 불신의 외곽과 얼굴 부분만 확인이 된다. 얼굴은 본존과 유사하고, 보살의(菩薩衣)는 뚜렷하지 않지만 양쪽 옆구리에서 물고기의 지느러미와 같이 길게 빼어 늘어진 옷자락이 보인다. 좌협시불 역시 머리 부분을 제외하면 조각이 불분명하다. 다만 두 발을 약간 벌리고 서있는 모습과 방형의 대좌만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여래입상은 하단부가 땅 속에 매몰되어 있고, 전체적으로 희미한 상태로, 높이는 253㎝ 정도이다. 얼굴은 삼존불과 유사하고 대의는 오른쪽 어깨를 드러낸 편단우견으로 가슴 앞에는 왼쪽 어깨에서 대각선으로 내려진 옷주름선이 굵게 나타나 있다. 수인은 양 손을 가슴 앞에서 합장한 듯하나 마멸이 심하여 확인이 어렵다.
반가사유상은 정면 삼각형의 암반 북측 면에 선각되어 있는데 역시 마멸이 심해 알아보기 힘들고, 높이는 253㎝ 정도이다. 대좌에 걸터앉아 상체를 오른쪽으로 약간 굽히고 오른 팔꿈치를 무릎에 올려놓은 윤곽선과 대좌의 복련판 5엽만이 희미하게 보인다.
5구의 마애불상은 모두 원만자비형의 인상과 당당한 체구를 보여주고 있으며 목에는 삼도가 모두 생략되어 있다. 불상의 전체적인 특징과 남하리사지의 다른 유적으로 보아 이 마애불상군은 통일신라시대인 9세기 말 내지 10세기 초의 작품으로 추정되며, 당시의 불상 연구에 좋은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