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도 우측 하단에 ‘순치구년임진구월(順治九年壬辰九月) 삼각산문수암비구니(三角山文殊庵比丘尼) 선화자조성(仙化子造成)’이라는 명문이 점각되어 있어, 이 천문도가 1652년(효종 3) 서울 삼각산 문수암에 있던 비구니 선화자에 의해 조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금동제 과학도구로 천문을 관측할 때 사용하였으며, 성좌에 진주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본래 보석이 있어 야간에 그 빛으로 별자리를 관찰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2003년 4월 14일 보물로 지정되어, 통도사성보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크기는 지름 41.2㎝, 두께 4㎝이다. 전면에 성좌를 배치하고 후면 중앙에 송악도(松嶽圖)를 점각(點刻)으로 표현하였다. 송악도에는 불교의 수미산을 상징하는 듯한 봉우리 5개의 오악(五嶽)과 소나무 2그루가 그려져 있고, 그 아래에는 바다가 표현되어 있다. 전면에는 천구(天球)의 북극을 중심으로 둥글게 북극으로부터 적도 부근에 이르는 영역의 별자리들이 표시되어 있고, 항현권(恒顯圈, 주극성(週極星) 영역)이 직경 19㎝가 되는 둥근 원으로 그려져 있다. 별자리의 형태나 위치는 조선 초기의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와 비교해 보아도 대체로 일치한다.
동판 위에 표시된 별자리는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모든 별 가운데 중요하게 여기는 109개의 별자리이며, 별의 총 개수는 481개이다. 각 별자리는 별과 별 사이가 선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별 하나하나마다 구멍을 뚫어 진주를 박아 넣어 아름답게 조립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24개의 진주만이 남아 있는데, 별에 따라서 0.5㎝, 0.7㎝ 등 여러 가지 종류의 것들이 구멍에 박혀 있다. 별자리 외에 3개의 구멍이 원판의 중심 부근과 좌우 바깥 부근에 일직선상으로 놓여 있는데, 어두운 상황에서도 천문도의 방향을 파악할 수 있고 28수 등 각 별자리들을 손으로 더듬어 알 수 있어 하늘을 보면서 별자리를 찾아 볼 수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이 천문도는 실제 별을 관측할 수 있도록 진주 보석에 희미한 빛을 비추어 별자리를 찾거나 익히는 데 편리하게 제작하였으며, 또한 휴대하여 사용에 편리하도록 제작된 과학도구이다.
천문과학뿐만 아니라 전통공예품으로서의 예술적인 가치가 있어 회화사 및 불교사상사적인 측면에서도 좋은 연구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