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민주(PD)파는 민중민주주의혁명(PDR: People's Democratic Revolution)을 통한 민중민주주의정권의 수립에 주력하는 노선을 취하는 파벌이라는 점에서 붙여진 명칭이다.
민중민주파라는 명칭이 남한 운동권에서 처음 등장한 것은 1988년 초부터이지만, 정통 맑스·레닌주의를 지도사상으로 받들면서 한국사회를 신식민지 국가독점자본주의사회로 파악하고 한국에서 전개할 당면 혁명을 민중민주주의혁명라고 주장하는 운동권 그룹은 1984년부터 존재해왔었다. 이 그룹은 대체로 민족민주혁명(NDR: National Democratic Revlution)파의 하위 그룹으로 활동하다가 민족민주혁명파가 약화되면서 정통 맑스·레닌주의를 지도사상으로 받드는 대표적 파벌로 부상했다. 민중민주파는 학생운동권에서는 1980년대 중반 반제반파쇼 민족민주투쟁위원회(민민투)에 참여하여 제헌의회(CA: Constituent Assembly) 소집을 주장했던 대학생들, 독자적으로 헌법제정민중회의(CPC: Conatituent People's Conference)의 소집을 주장했던 대학생들, 그리고 CA계 및 CPC계 대학생들과 투쟁노선을 같이 하는 청년운동세력과 노동자로 취업하여 혁명적 노동운동을 전개하던 대졸자 및 대학제적생들 가운데서 끝까지 정통 맑스·레닌주의 노선을 고수하는 분자들로 구성되었다. 혁명운동권의 파벌 계보상으로 보면, 민중민주파는 민중봉기를 통해 제헌의회 또는 헌법제정민중회의를 소집할 것을 주장하던 파벌이 분열하여 일부는 민족해방파로 흡수되고, 나머지가 형성한 파벌이다. 그러나 통상적으로는 남한의 혁명세력 가운데 북한의 남한혁명론을 수용하는 민족해방파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을 민중민주파로 분류한다. 민중민주파는 민족해방파에 비해 그 규모가 작은데다가 내부적으로 여러 개의 소 그룹으로 분열되어 있어서 한국 혁명운동권 내에서의 영향력은 강하지 않다. 민중민주파는 일찍부터 노동자계급 정당의 결성을 주장해왔으며, 합법정당인 민중당의 창당에 참여했고, 한국 사회주의노동당의 창당을 기도했으며, 민중당과 사회주의노동당이 실패한 후에도 ‘진보정당’ 창당을 추진했다. 민중민주파는 정통 맑스·레닌주의를 지도사상으로 받들기 때문에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 소련과 동구의 사회주의체제들이 와해되면서 구성원들의 사기저하 및 이탈로 인해 그 세력이 급격히 위축되었다.
민중민주파는 남한 혁명운동권의 비주류 소수파이다. 민중민주파는 한국사회를 신식민지 국가독점자본주의사회로 파악한다. 한국은 미국에 경제·군사적으로 예속되어 있지만 정치적으로는 상당한 자율성을 가진 국가이고, 한국 민중을 직접 탄압하는 주체는 미국이 아니라 한국 정부이며, 한국의 자본주의경제는 국가독점자본주의 형태 속에서 높은 수준으로 발전했고 노동계급도 크게 성장해있다는 것이다. 민중민주파는 한국사회의 기본 모순은 한국민중 대 미국 간의 민족모순과 한국 노동계급 대 독점자본가들 간의 계급모순이라고 말하면서, 두 기본모순간의 우선순위를 가리지 않는다. 그들은 민족모순과 계급모순을 동시에 해결해야 할 모순으로 보며, 현실투쟁에 있어서는 계급모순의 해결을 위한 반자본·반정부투쟁을 우선시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민중민주파는 한국혁명의 주력군은 노동계급이지만 그 노동계급이 단독으로 혁명을 일으킬 역량은 아직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혁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노동계급이 농민 및 반프롤레타리아트와 동맹을 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혁명투쟁을 전개함에 있어서는 노동계급 중심의 투쟁을 전개해야 하고, 대중의 조직은 노동계급의 계급성에 입각하여 이루어져야 하며, 노동계급 중심의 투쟁을 효과적으로 전개하기 위해서는 혁명의 목적이 사회주의화에 있음을 노동자들에게 분명하게 알려주어야 하고 노동계급의 정당이 조직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중민주파는 또한 민중권력은 파시즘과 제국주의가 완전히 타도되기 전에라도 성립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 각종 선거에서 독자적인 민중후보를 입후보시키는 노력을 전개해왔다.
전체적으로 민중민주파는 남한 혁명운동권의 주류인 민족해방파(NL파)의 주장대로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혁명론을 수용하지만, 혁명투쟁을 진행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민족해방파와 상당한 차이를 나타낸다. 민중민주파와 민족해방파 간의 차이점이 가장 크게 드러나는 부분은 북한과의 관계 및 김일성 주체사상에 대한 태도이다. 민중민주파는 남한의 사회주의혁명을 위해 북한과 협조하고 남한의 사회주의화 이후 북한과 연방제통일을 할 것을 추구하지만, 남한의 사회주의혁명세력은 북한 정권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주장하며, 김일성 주체사상을 사이비 사회주의혁명사상으로 폄하한다는 점에서 민족해방파와 크게 다르다. 민중민주파의 민족해방파간의 혁명투쟁전술상의 차이점은 후자가 미국과의 민족모순을 주요모순으로 설정하고, 반미투쟁을 통해 그 주요모순을 먼저 해결한 다음 사회주의화를 통해 계급모순을 해결할 것을 주장하며, 반미투쟁의 효율적 전개를 위해 대중 중심 투쟁전술과 통일전선 조직 우선론을 주장한다는 점이다.
민중민주파에서 이탈한 활동가의 상당 부분은 한나라당 주변에서 활동하고 있다. 남한 혁명운동권에서 민중민주파의 규모는 매우 왜소해졌으며, 민주노총과 민노당에서 소수파로 활동해왔다. 민노당에 참여했던 민중민주파(평등파)는 2008년 민노당의 다수파인 민족해방파(자주파)를 상대로 종북노선(從北路線: 북한정권에 추종하는 노선) 청산을 요구하며 당권투쟁을 전개하다가 실패한 후 민노당으로부터 탈당하여 진보신당을 창당했다.
민중민주파의 일부는 과거 자기들이 개량주의라고 비판했던 사회민주주의로의 노선전환을 천명했다. 민중민주파는 혁명운동 실천 영역에서 크게 위축된 반면 학계에서는 민족해방파보다 우세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사회주의의 몰락이 세계 지성계의 전반적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지성계에서는 이들 민중민주파 이론가들에 의해 사회주의적 담론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