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극은 한국 근현대 연극문화가 지닌 식민주의적 성격과 순수주의적 예술관에 대한 반성을 동력으로 하는, 연극운동적 성격을 강하게 갖고 있는 연극이다. 따라서 한국 현대연극사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한 연극양식이며, 진보적 연극운동의 주도적 양식이기도 하다. 전통연희의 축제적 성격과 열린 판의 운용 방식을 적극적으로 계승하였으며, 사회비판적 내용을 담고 집회 현장에서 공연되거나 공연 자체가 집회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경우가 많다.
서구 근대극의 환영주의를 거부하는 마당극은, 무대장치 등을 거의 두지 않은 텅 빈 공간과 사소한 소품들을 놀이적으로 운용한다. 이 놀이성은 집단화된 관중의 자발적 참여에 의해 완성되며, 따라서 극은 관중들의 자기표현 방식과 공통의 사회인식 등과 적극적으로 교섭함으로써 관중의 집단성과 인식을 강화시킨다.
1960년대 중반 맹아적 시도를 거쳐 1973년 김지하 작·연출의 「진오귀굿」부터 본격적으로 출발한 마당극은, 1970년대 후반 임진택과 채희완의 작품들(「노비문서」, 「미얄」), 그 외 노동자·농민 현장에서의 연극작업(「동일방직 문제 해결하라」, 「농촌마을 탈춤」)과 광주·제주 등의 지역 마당극(「함평 고구마」, 「항파두리놀이」)을 통해 그 양식과 성격이 정리되었다. 1980년대 초중반 대학가에서 양적으로 확산된 후, 1987년 6월항쟁과 노동자대투쟁 이후에는 노동자 관중을 대상으로 하는 노동연극(「노동의 새벽」, 「흩어지면 죽는다」,「우리 공장 이야기」)이 마당극의 주를 이루어 양적·질적 발전을 이루었다. 1990년대 후반 이후 마당극운동은 쇠퇴하였으며 마당극은 축제적인 연극과 교육연극으로서의 성격을 띠고 존재하고 있다. 한편 1980년대에 들어서서 방송국이나 국립극장 등이 주최한 상업적·관제적 마당극이 본격화되었고 이는 마당놀이라는 명칭으로 마당극운동 맥락의 작품들과 구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