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전가요는 지은이를 알 수 없이 만들어져 구비전승의 방식으로 유포되고 수용되며 자연스러운 변개가 이루어진 근대 이후의 노래이다. 적층적으로 형성된 구비전승의 노래문화는 가장 원초적인 노래의 형태이다. 근대화된 도시에서 만들어져 구전된 노래를 구전가요라 지칭한다. 구전가요 문화는 성원들끼리 집단적인 대면접촉의 시간이 긴 군대나 학교 등에서 많이 존재한다. 군대에서 불려진 대표적인 구전가요로는 「인천의 성냥공장 아가씨」가 있다. 인터넷이나 노래방의 보급으로 집단적으로 노래 부르는 기회가 줄어든 1990년대 이후에 급격히 쇠퇴하였다.
‘구전가요’라는 용어를 그대로 풀이하면 입으로 전승되는 노래이다. 그러나 전근대시대에 구비전승(口碑傳承)되는 방식의 노래인 민요(民謠)를 구전가요라고 지칭하지 않으므로, 구전가요라는 말은 주로 근대 이후의 구비전승되는 노래에 한정되어 쓰인다. 따라서 구전가요는, 민요와 같은 구비전승 노래의 특성을 공유하되, 근대 이후의 삶이나 음악문화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민요와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창작자 미상의 적층적(積層的)으로 형성된 구비전승의 노래문화는, 개인 창작자나 문자기록이 있기 이전부터 존재해온 가장 원초적인 노래의 형태이다. 이 중 산업화 이전의 전근대적 공동체 사회를 바탕으로 한 노래를 민요라고 지칭하는 것에 비해, 근대화된 도시에서 만들어져 구전된 노래를, 민요와 구분하여 구전가요라 지칭한다. 구전가요 문화는, 성원들끼리 집단적인 대면접촉의 시간이 긴 군대나 학교 등에서 많이 존재하는데, 노래방이나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의 보급으로 집단적으로 노래 부르는 기회가 줄어들고 노래 창작의 욕구를 집단으로 표출하는 기회가 줄어든 1990년대 이후에 급격히 쇠퇴하였다.
전근대시대의 구비전승 노래인 민요가 그 시대 서민들에게 가장 지배적인 노래문화였던 것에 비해, 구전가요는 전근대적 생산공동체가 소멸된 근대 도시의 문화로서, 대중매체로 유포되는 상업적 노래인 대중가요가 주도하는 환경 아래 그와 공존하는 일종의 하위문화이다. 구전가요는, 시장 안에서 공개된 방식으로 유포되어 공권력과 지배적 여론의 감시를 받는 상업적인 대중가요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표현욕구의 존재를 보여주는데, 표현욕구가 억압되어 있으면서도 이를 집단적으로 표출할 수 있을 정도로 집단적인 생활을 하는 학교, 군대, 교도소, 고아원 등에서 많이 발생하고 유포된다. 군대에서 불려진 대표적인 구전가요로는 「인천의 성냥공장 아가씨」가 있다.
작품은 비전문인들이 창작하고 기억에 의존하여 유포될 수 있을 정도로 짧은 길이와 간단한 형태를 지니거나 일정 구절 · 구조가 반복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민요와 공유하는 특성이기도 하다. 군대에서 1960년대 이후 오랫동안 구전되었던 ‘1. 소령 중령 대령은 찝차 도둑놈 / 소위 중위 대위는 권총 도둑놈 / 하사 중사 상사는 모포 도둑놈 / 불쌍하다 일이등병 건빵 도둑놈 / (후렴) 야야야야 야야야야 // 2. 소령 중령 대령은 호텔 방에서…’ 같은 노래는, 반복과 단순한 구조를 잘 보여주는 예이다. 또한 기존에 존재하던 노래를 차용하여 대중들 기억 속에 남은 악곡에 의존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런 점에서 1980년대 중반에 대학생들 사이에서 급증한 풍자적인 개사곡도 구전가요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악곡은 그 당시의 대중들에게 익숙한 음악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따라서 우리나라의 경우는 전근대시대의 민요가 특정 지역의 전래 음악언어를 바탕으로 하는 것에 비해, 구전가요는 근대 이후에 새로 들어온 외래적 음악언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가사는, 합법적인 대중가요에서 채워주지 못하는 다소 일탈적인 욕망들이나 특정한 부류의 성원들끼리의 경험과 관심사가 특화되어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검열로부터 자유롭고 이윤추구의 목적을 갖고 있지 않으며, 창작자의 신분도 알려지지 않아 보수적 여론의 공격을 받을 가능성도 없고, 술자리 등 비공식적인 모임에서만 불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위문화 특유의 서민적 발랄함과 도발성, 세태 반영의 성격 등을 지니며, 외설적 표현, 욕설 등도 거리낌 없이 노출되어 있다. 또한 어린이들의 고무줄놀이 노래처럼, 특정 유희와 결합된 구전가요도 존재하는데, ‘딱따구리구리 마요네즈 / 마요네즈 케찹은 맛있어’나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등처럼 어린이 특유의 경험과 욕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가끔 개인 창작자가 지어 대중가요나 동요 등으로 발표된 노래가 구전가요로 바뀌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는 애초에 발표 · 유통된 콘텍스트를 벗어나 개인 창작자나 원작에 대한 기억이 사라진 후 구전의 통로로 들어온 경우로, 일제강점기의 대중가요 「온돌야화」, 1970년대 대중가요 「내일은 해가 뜬다」가, 대중가요 시장에서 사라진 후 구전되다가, 「갑돌이와 갑순이」, 「사노라면」으로 변형되어 살아남은 후, 다시 대중가요 음반에 수록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1990년 이후, 노래방의 성행과 군대 내부반의 텔레비전 보급, 대학의 공동체성 해체, 기기를 이용한 방식으로 어린이 놀이문화가 변화하는 등, 구전가요 문화가 존립할 환경이 크게 훼손되었다. 따라서 1980년대까지 풍부하였던 구전가요는 급격히 쇠퇴하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사곡의 형태로나마 그 존재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고 있다.
구전가요는 근현대 도시 속의 민요이며, 대중가요가 지배하는 세상 속에 존재하는 하위문화라는 점에서, 문화적 다양성을 유지해주는 중요한 노래문화이다. 이를 윤리적 · 미학적 잣대로 재단하기보다는, 집단적으로 드러난 서민대중의 표현욕구의 분출이라는 점에서 그 건강성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