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의사불벌죄 ()

법제·행정
제도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
이칭
이칭
반의사불론죄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이다. 1953년 9월 형법 제정 때 새롭게 만들어진 범죄 유형으로 처벌을 원하는 피해자의 의사표시 없이도 공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소·고발이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와 구별된다. 처벌을 원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는 1심 판결 전까지 해야 하고, 일단 고소를 취소하면 다시 고소할 수 없다. 범죄자와 피해자 사이의 합의, 화해 혹은 배상 과정에서 오남용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이유로 폐지를 주장하는 견해도 있다.

정의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
개설

반의사불벌죄란 국가기관이 수사와 공판을 독자적으로 진행할 수 있지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명시적인 의사표시를 하는 경우에는 그 의사에 반하여 형사소추를 할 수 없도록 한 범죄를 말한다. 흔히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형태로 규정된다.

반의사불벌죄는 처벌을 원하는 피해자의 의사표시 없이도 공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소 · 고발이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親告罪)와 구별된다.

내용

「형법」상 반의사불벌죄로 규정된 범죄로는 외국 원수에 대한 폭행 · 협박 등의 죄(제107조), 외국사절에 대한 폭행 · 협박 등의 죄(제108조), 외국의 국기 · 국장 모독죄(제109조), 단순 · 존속폭행죄(제260조 제3항), 과실치상죄(제266조 제2항), 단순 · 존속협박죄(제283조 제3항), 명예훼손죄 및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죄(제312조 제2항) 등이 있다.

이러한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공소제기를 할 수는 있지만, 그 후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거나, 처벌의 의사표시를 철회한 경우에는 공소기각의 판결을 선고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 이때 처벌을 원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는 1심 판결 전까지 해야 하고, 일단 고소를 취소하면 다시 고소할 수 없다(「형사소송법」 제232조 제3항).

반면에 반의사불벌죄로 규정되어 있지만 일정한 경우에는 피해자의 의사표시에 관계없이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한 범죄도 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에 따르면 차의 운전자가 제1항의 죄 중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중과실치상죄를 범하고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도주하거나 피해자를 사고장소로부터 옮겨 유기하고 도주한 때, 같은 죄를 범하고 「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을 위반하여 음주측정 요구에 불응(운전자가 채혈측정을 요청하거나 동의한 때에는 제외한다)한 때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로 인하여 동죄를 범한 때에는 피해자의 의사표시에 관계없이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변천과 현황

반의사불벌죄는 1953년 9월 18일 「형법」 제정 때 새롭게 만들어진 범죄유형이다. 그런데 반의사불벌죄는 본래 1940년 3월 일본 개정형법가안의 영향을 받은 입법 양식인데, 오히려 일본은 1961년 개정형법준비 초안에서 반의사불벌죄를 규정하지 않고 이 입장이 현재까지 유지되어 일본 「형법」에는 친고죄만 있지 반의사불벌죄는 없다.

이러한 일본의 예와 범죄자와 피해자 사이의 합의 또는 화해나 배상의 과정에서 반의사불벌죄가 오 · 남용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이유로 그 폐지를 주장하는 견해가 제기되기도 한다.

의의와 평가

국가형벌권을 행사함에 있어 친고죄와 더불어 반의사불벌죄에 의해 피해자의 의사를 반영하는 것은 국가형벌권 행사의 절대성과 권위만을 고집함으로써 나타나는 형식적 획일성과 비형평성을 완화하여 구체적 타당성을 확보하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나아가 범죄자의 회개(悔改)에 기초한 범죄자와 피해자 사이의 진정한 화해가 피해자 쪽의 불고소나 불처벌의 의사표시 또는 고소의 포기나 취소로 나타나고, 그 결과 법적 평화의 회복이 신속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는 입법자의 의지가 담겨져 있다고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형사사법의 실제 운영에서는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에 관한 고소가 피해보상의 확보도구로 이용되거나, 가해자가 피해자를 협박하여 고소를 취소하게하는 경우도 있고, 나아가 고소의 대상인 특정 범죄와의 관련성이 희박한 민사상 손해배상의 미끼로 남용되는 예가 많으므로 폐지는 아니더라도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이 요구된다.

참고문헌

『형법각론(刑法各論)』(오영근, 박영사, 2005)
「피해자(被害者)의 의사(意思)와 형사절차(刑事節次)」(윤동호, 피해자학연구 제14권 제1호, 2006)
집필자
김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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