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동해안 곳곳에는 해발고도가 다른 여러 단의 해안단구가 발달해 있다. 특히 금진에서 안인에 이르는 정동진 일대에는 해발 70~90m 지점에 폭 800m가 넘는 전형적인 해안단구가 나타난다. 정동진 해안단구에는 저위면(20m) · 중위면(40m) · 고위면(90m) · 고고위 Ⅱ면(110m) · 고고위 Ⅰ면(140m) 등 모두 5개의 단구면(段丘面)이 나타나는데, 최근 연구에 의하면 해발 160m에서도 단구면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들 단구면은 대개 두꺼운 퇴적층으로 덮여 있다. 그리고 해발고도가 낮은 단구면은 보존이 양호하고 자갈을 비롯한 퇴적물이 신선하나 고도가 높은 단구면은 보존이 불량하고 퇴적물이 심하게 풍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는 해안단구의 발달시기를 반영하는 것이다.
정동진 해안단구는 지반의 간헐적인 융기(隆起)로 형성된 것이 아니다. 해수면(海水面)이 높았던 간빙기(間氷期)에 형성된 해안의 평탄면(平坦面)은 빙기(氷期)에 해수면이 낮아지면 단구(段丘)로 변한다. 느리지만 지반이 계속 융기하는 경우, 새로운 간빙기가 다가와 해수면이 과거의 수준으로 재상승해도 시간이 경과한 만큼의 융기로 인해 그것은 계속 단구로 남게 되는 것이다. 정동진 해안단구도 이와 같은 과정을 반복하면서 형성되었다. 정동진 해안단구는 2004년 4월 9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정동진 일대에는 정동진역 · 모래시계공원 · 정동진 조각공원 · 해수욕장 등 많은 관광지가 있다. 이곳은 1990년대 중반에 TV 드라마로 방영되었던 모래시계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전국적인 관광명소가 되었다. 특히 세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역으로 기네스 북에 올라 있는 정동진역 구내에는 ‘고현정 소나무’라고 알려진 소나무를 비롯해 수십 그루의 소나무가 있어 관광객들의 기념사진 촬영장소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한편 정동진에서 가장 볼 만한 경치는 장엄한 일출(日出)이다. 소나무와 철길이 어우러진 해돋이는 정동진만의 자랑이다. 청량리역에서는 매일 정동진의 해돋이 시각에 맞추어 해돋이 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그리고 매년 1월 1일에는 새해를 맞아 모래시계공원에서 모래시계 회전행사와 해돋이 행사가 열린다.
정동진 일대는 계속되는 난개발로 인해 옛 모습을 잃은 지 오래이다. 정동진역 부근에는 기념품 판매점 · 모텔 · 횟집 등이 줄지어 들어섰고, 건물의 불법 증 · 개축과 용도 변경이 곳곳에서 이루어져 본래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 해발고도가 높고 경관이 뛰어난 해안단구에도 각종 위락시설과 숙박시설이 들어서 단구의 본 모습을 심하게 훼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