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이 잠저 때부터 보좌하여 즉위 후에도 자신을 위해 헌신한 신하들을 포상하고자 수여한 원종공신 녹권으로, 당시 통훈대부 판사재감사였던 이형에게 발급한 3등 공신녹권이다. 녹권 뿐 아니라 녹권을 보관해두었던 함까지도 온전히 보존되어 있다. 2010년 보물로 지정되었고, 현재 서울특별시 종로구 소재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1401년(태종 1)에 정종으로부터의 양위(讓位) 형식으로 왕위에 오른 태종은 자신의 집권에 공이 컸던 인물들을 좌명공신으로 봉했다. 이후 1411년(태종 11) 11월에 잠저에 있을 때부터의 조력자들을 추가로 총 83명의 좌명원종공신으로 봉하였는데, 이형은 이 중 3등에 녹훈되었다. 공신교서 없이 녹권만 남아있는 것은, 조선초기의 개국(開國) · 정사(定社) · 좌명공신(佐命功臣)의 경우 정공신(正功臣)에게는 교서와 녹권을, 원종공신에게는 녹권만 발급한 전례 때문이다.
이 녹권과 함은 ‘태종11년이형원종공신녹권부함’으로 지칭되다가 2010년 보물로 지정되면서 ‘이형 좌명원종공신 녹권 및 함’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크기는 가로 243㎝, 세로 34.7㎝이며, 종이질은 닥나무 종이이다. 전문 73행이며, 제60행의 발급일자 아래에 쓰인 ‘태종조 11년 신묘(太宗朝十一年辛卯)’라는 글자는 후대에 가필(加筆)한 것이다. 두꺼운 한지로 배접하였고, 당시 녹권에 부착된 축(軸)이 온전히 보존되어 있으며, 녹권을 보관해두었던 함도 남아있다.
도입부는 이조에서 왕명을 받아 공신녹권을 하사한다는 내용으로 시작하여, 잠저에 있을 때부터 왕을 보위한 공로 등 공신녹권 발급의 사유를 설명하였다. 그리고 좌명원종공신에 봉해지는 총 83명의 성명을 나열하고 공신 1, 2, 3등에 대한 포상의 내용도 밝히고 있다. 이형은 3등에 속하며, 3등에게는 전지 15결이 각각 지급되고 후손에게 음직이 수여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정공신과 원종공신의 녹훈과정을 둘러싼 행정체계 및 공신문서의 비교연구에 활용될 뿐 아니라, 조선초기 정치세력과 그 추이를 연구하는 데에도 유용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