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경의 원명은 『대불정여래밀인수증료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으로 대불정수능엄경, 대불정경, 수능엄경 또는 능엄경 등으로 약칭한다. 인도의 승려 반랄밀제(般剌密帝)에 의해 번역되어 전래되었다는 설도 있으나 중국에서 찬술된 위경이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전 10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내용은 아난(阿難)이 마등가녀(摩登伽女)의 주력에 의해 마도(魔道)에 떨어지려는 것을 부처의 신통력으로 구제된 후 선정(禪定)의 힘과 백산개다라니(白傘蓋陀羅尼)의 공덕력으로 깨달음에 드는 것이 목적임을 밝힌 것이다. 능엄경에서는 출가자의 수행방법을 구체적으로 서술하였고, 특히 선정(禪定)을 강조하여 우리나라 불교계에서 중요시되어 불교강원의 사교과(四敎科)의 하나로 학습되어 오고 있다.
1462년 간경도감(刊經都監)에서 간행된 언해본을 비롯하여 15종 이상의 판본이 알려져 있다. 그 중 전라도 고산 화암사(花岩寺, 1433년, 1443년), 황해도 서흥 자비령사(慈悲嶺寺, 1489년), 황해도 서흥 성수사(星宿寺, 1559년), 전라도 순천 송광사(松廣寺, 1609년), 경상도 울산 운흥사(雲興寺, 1672년), 그리고 평안도 영변 보현사(普賢寺, 1682년)본 등에 변상도가 삽입되어 있다.
보현사본을 제외한 판본들은 모두 화암사본 변상도를 번각한 것이어서 동일한 도상이다. 2매의 판에 위태천(韋陀天)과 설법도를 판각하고 인쇄하여 경전 앞부분에 삽입한 판화이다. 도상은 보편적인 설법도 형식으로, 석가모니삼존이 원형광배에 싸여 자리하고 그 주위를 제자, 보살, 범천, 제석천, 사천왕, 팔부중 등의 권속들이 줄지어 빽빽히 늘어서 있다. 석가모니의 앞에는 아난이 무릎을 꿇어 설법을 듣고 있고 그 곁에 마등가녀의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보현사본의 변상도는 판은 크지만 도상은 화암사본보다 간략하다. 보현사에서 간행한 수능엄경의 변상도는 본문과는 달리 경상도 울산 운흥사에서 활동하던 각수 연희(演熙)가 새긴 것이다. 그는 운흥사에서 수능엄경의 본문과 변상도를 3년간 혼자 판각하여 간행하였는데 여기의 변상도는 화암사본의 번각본이다. 10년후에 보현사에서 수능엄경을 간행할 때 그는 운흥사본과는 달리 직접 밑그림을 새로이 그려 판각하였고 그 목판을 보현사에 보내어 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