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지은니 묘법연화경 권2, 4, 5, 6 ( , , , )

충남 공주 마곡사 감지은니묘법연화경, 불입상
충남 공주 마곡사 감지은니묘법연화경, 불입상
불교
문헌
문화재
1422년 『묘법연화경』 7첩 중 권2·4·5·6의 4첩을 감색 종이에 은니로 필사한 불교경전. 사경.
정의
1422년 『묘법연화경』 7첩 중 권2·4·5·6의 4첩을 감색 종이에 은니로 필사한 불교경전. 사경.
개설

1963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구마라집(鳩摩羅什)이 번역한 묘법연화경 7권본의 사경으로, 푸른색의 쪽빛 물감을 들인 감지(紺紙)에 금물감으로 변상도를 그리고 본문은 은물감으로 글을 썼다. 병풍처럼 펼쳐볼 수 있는 절첩(折帖) 형태로 접었을 때의 크기는 세로 42cm, 가로 14.2cm이며 보존 상태도 양호하다. 각 권의 뒷면에 붉은 글씨로 ‘廣德寺(광덕사)’라 쓰여있어 이 절에 소장되어 있던 한 질(秩)임을 알 수 있으나 광덕사에서 제작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시기는 불확실하나 이 법화경 7권은 사찰에서 유출되어 각 권이 분리되어 유통되어왔다. 권1(보물, 1963년 지정)과 권7(보물, 2007년 지정)은 국립중앙박물관, 권2ㆍ4ㆍ5ㆍ6(보물, 1963년 지정)은 불교중앙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으며, 권3(보물, 2007년 지정)은 동아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왔음이 최근 알려졌다. 권7의 사성기(寫成記)에 의해 비구 덕명(德明)이 돌아가신 모친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기 위해 세종 4년 발원하였음을 알수 있다. 권1, 권3, 권7에 각기 내용이 다른 시주질이 기록되어 있어 여러 사람들이 참여하여 제작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내용 및 특징

각 권의 표지는 금니의 이조선으로 테두리를 두르고 그 안에 보상화(寶相華) 4송이를 세로로 정연히 그린 것으로 7권이 모두 동일하다. 변상도 역시 금강저(金剛杵)와 법륜(法輪)을 교대로 배치한 난곽에 싸인 화면에 그려졌다. 화면의 오른쪽에는 석가모니의 설법장면, 왼쪽에는 각 권의 내용에 대한 변상장면이 전개된다. 설법장면에는 향로와 화반이 놓인 법상(法床)을 앞에 놓고 설법하는 석가모니불과 제자, 보살, 사천왕 등 권속들이 불상을 에워싸고 있으며, 이들 맞은 편에는 무릎을 꿇고 합장하며 설법을 경청하는 청문중들이 배치되어 있다. 권속과 청문중이 조금 차이가 날 뿐 형식은 모두 같다.

① 권2 변상도

권2 변상도에는 비유품(譬喩品)에 나오는 불타는 집과 세가지 수레 이야기와 신해품(信解品)의 궁자(窮子) 이야기가 그려진다. 상반부에는 불에 타고 있는 큰 저택이 있는데, 그 안에는 마당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뱀과 전갈 같은 동물들이 도망가는 장면, 귀신과 야차들이 뛰어다니는 모습이 그려져 있고, 대문 밖에는 집주인 등이 양, 사슴, 소가 끄는 수레를 대기시켜놓고 아이들을 기다리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는 제3장 비유품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낡은 저택을 소유한 부유한 장자가 외출한 사이 화재가 나서 집이 활활 불타고 있으며 집 속에 살고 있던 각종 짐승들이 달아나고 무서운 야차들이 날뛰며 이들을 잡아먹고 있는 참혹한 광경이 벌어지고 있으나, 장자의 아들들은 이러한 소동도 아랑곳없이 놀이에만 정신이 팔려 밖으로 나오라고 소리쳐도 듣지 못하고 있었다. 할 수 없이 장자는 양, 사슴, 소가 끄는 수레를 줄터이니 빨리 집 밖으로 나오라는 방편으로 마침내 아들들을 무사히 구해내었다. 아이들이 밖으로 나와 수레를 요구하자 똑같이 크고 흰 소의 수레를 주었다는 비유이다. 장자는 붓다, 넓은 집은 이 세상(三界)인 미망의 세계, 불은 번뇌, 그리고 놀이에 넋을 잃은 아이들은 욕망에 사로잡혀있는 중생들을 비유한 것이다. 이 비유는 곧 이 세상은 불타는 집과 같은 미망의 세계인데 여기서 탈출시키기 위해 삼승(三乘)의 가르침을 설하여 유인하고 마지막으로 흰 소의 수레 즉 불승(佛乘)으로 이끈다는 내용이다. 이것은 극심한 고통을 벗어나서 진리의 길(一乘)로 안내하기 위해 방편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비유품 도상 아래에는 제4장인 신해품에 나오는 궁자이야기에 관한 그림이 전개된다. 나무 아래 궁자의 누추한 방이 보이고 그 앞에는 장자가 보낸 사람들이 거름통을 앞에 놓은 궁자를 설득하는 장면, 그 옆에는 창을 든 사람이 호랑이를 겨누는 장면, 궁자의 방 아래에는 장자가 보낸 사람들이 궁자를 억지로 데려가려하자 궁자가 기절해 넘어져 있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이 장면들과 사선으로 구별된 오른쪽에는 시종이 시립한 옆에 앉아있는 장자가 궁자에게 재보(財寶)를 주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궁자이야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느 날 장자는 자신의 집에 품을 팔러 온 거지 형상의 사람이 일찍이 잃어버린 자신의 아들임을 알고 데려오려 하자 궁자는 도망가다 기절까지 하게 되었다. 결국 장자는 방법을 달리하여 가난한 아들을 설득하여 집으로 데려오게 하여 일을 시켰다. 20년간이나 재물에 욕심이 없이 변함없이 열심히 일하는 아들을 보고 자기 아들이라는 것을 세상에 알리고 자신의 재산을 아들에게 주었다.

② 권4 변상도

권4의 내용은 제8오백제자수기품(五百弟子授記品)에서 제13권지품(勸持品)까지이다. 설법장면은 권1의 변상과 유사하며 구름이나 산화(散華), 서광으로 채워진 공간처리는 권2와 같다. 청문중은 7인의 비구로 표현하였다.

청문중 위로 2기의 탑이 있는데 이는 유명한 제11장 견보탑품(見寶塔品)의 내용을 그린 것이다. 석가여래의 법화경 설법을 찬탄하고자 보탑이 땅에서 솟았고 거기에서 출현한 다보여래(多寶如來)가 석가에게 자리를 권하여 나란히 앉았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탑 안에 붓다의 표현은 생략되어 있다. 왼쪽 상단에 표현된 물결이 출렁이는 바다는 제파달다품(提婆達多品)의 문수보살이 바다에서 출현하는 장면을 그린 것으로 생각되지만 여기에도 문수보살은 표현되지 않았다. 아래쪽에 그려진 용녀(龍女)가 보주를 바치는 장면과 용녀가 신통력을 발휘하여 남자로 변하여 승천하는 모습 역시 제파달다품의 내용을 그린 것이다.

③ 권5 변상도

권5의 내용은 제14안락행품(安樂行品)에서 제17분별공덕품(分別功德品)까지이다. 화면 왼쪽에는 담장으로 둘러싸인 큰 건물이 있는데, 그 안에는 제왕형의 인물이 있고 층계와 마당에는 각기 무기와 홀(笏)을 잡은 사람들이 시립하고 있다. 이 장면은 안락행품에서 붓다가 여러 법을 전하고 맨 마지막에 법화경을 설한 것은 마치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여러 나라를 항복시킨 후 논공행상을 벌일 때 공에 따라 집, 도시, 보물 등을 나누어 주지만, 왕의 머리 속에 감추어둔 밝은 구슬은 맨 나중에 주는 것과 같다는 법화경 우위(優位)의 비유를 그린 것이다. 담장 오른쪽으로 보살들이 날아오는 장면은 종지용출품(從地湧出品)에서 붓다가 법화경을 설할 때 땅이 진동하면서 열리고 여기서 수 많은 보살들이 동시에 솟아 나왔다는 내용을 그린 것이다. 하반부의 집짓는 장면은 분별공덕품에서 붓다의 열반 뒤에 법화경을 지니고 있거나 필사하면 절을 지어 부처님에게 공양하는 것과 같다는 내용이고, 설법 장면 역시 분별공덕품에서 설한 법화경의 독송, 설법 등의 공덕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그릇들이 놓인 탁자를 마주한 인물들의 묘사는 여래수량품(如來壽量品)의 양의(良醫)의 비유를 그린 것이다. 즉 붓다의 열반은 중생 제도를 위한 방편으로, 이는 병을 잘 고치는 의사의 아들이 약을 잘못 먹어 제정신이 아니었는데 병을 낫게하는 약을 지어줘도 안먹으므로, 아들의 병을 고치기 위해 방편을 써 거짓으로 자신이 죽었다는 소문을 퍼뜨려 결국 아들이 약을 먹고 병을 고쳤다는 비유와 같다는 내용이다.

④ 권6 변상도

권6의 설법 장면은 권1·4·5와 같으며 변상 장면은 제18수희공덕품(隨喜功德品)에서 제23약왕보살본사품(藥王菩薩本事品)까지이다. 석가의 계주에서 광명이 올라가 왼쪽으로 뻗어나갔는데, 이 빛 속에는 많은 건물형 탑들이 줄지어 있다. 이는 여래신력품(如來神力品)에서 붓다가 온 몸으로 광명을 내어 시방세계를 두루 비추는 신통력을 나타내는 장면으로 볼 수 있다. 설법을 듣는 청문중 윗부분에는 머리에 관을 쓴 사람과 그를 합장예배하는 제왕형의 속인이 있는데 이는 약왕보살본사품에서 희견보살(喜見菩薩)이 몸을 태워 공양을 마친 후 일월정명덕불(日月淨名德佛)에 화생하여 아버지에게 설법하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또한 희견보살의 머리에서 광명이 뻗어나와 바다 건너 천상의 전각에 이르며 그 도중에 두 사람이 전각을 향해 걸어가는 장면이 전개되는데, 이는 수희공덕품과 법사공덕품에서 설한 법화경을 수지(受持)·독송(讀誦)·서사(書寫)한 공덕으로 승천하는 모습을 묘사한 것이다. 그 아래 비구가 몽둥이를 든 사람들에게 쫓기는 방면은 상불경보살품(常不輕菩薩品)의 내용이다. 화면 왼쪽에는 5기의 보탑과 그 아래에 보살이 꿇어 앉아 팔을 태우는 모습, 불상 앞에서 몸을 태우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는 약왕보살본사품에서 일월정명불이 대중들에게 법화경을 설하자 희견보살이 크게 기뻐서 향유를 뿌려 몸을 태워 소신공양(燒身供養)을 하였고, 붓다의 열반 후 사리를 모아 팔만사천탑을 건립한 후 다시 이 사리탑에 팔을 태우는 공양을 올렸다는 내용이다.

이상의 각 권 변상도는 설법장면보다는 유연한 필선으로 그려지지만 고려시대의 사경변상도보다 전반적으로 경직된 화풍을 보여준다.

의의와 평가

고려 후기 법화경사경의 전통을 계승한 조선초기의 사경으로 변상도를 갖춘 연대가 확실한 완질본이므로 사경서체와 변상도의 양상 등 조선 초기 사경 연구에 훌륭한 자료로 평가 된다.

참고문헌

『부처, 그리고 마음-사경변상도의 세계』(국립중앙박물관, 2007)
「우리나라의 사경 서풍」(이완우, 『부처, 그리고 마음-사경변상도의 세계』, 국립중앙박물관, 2007)
「광덕사 묘법연화경사경변상도의 연구」(문명대·박도화, 『불교미술연구』1, 동국대학교 불교미술문화재연구소, 1995)
「고려 후기 사경변상도의 양식변천」(박도화, 『고려, 영원한 미』, 호암미술관, 1993)
「묘법연화경사경변상도의 한 고찰」(문명대, 『한국불교학』3, 한국불교학회, 1977)
「법화변상고」(장충식, 『한국불교학』3, 한국불교학회, 1977)
집필자
박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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