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대방광불화엄경』을 줄여서 『화엄경』이라 부르기도 한다.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닌 하나라는 기본사상을 가지고 있으며 화엄종의 근본경전인 『법화경』과 함께 한국 불교사상의 확립에 큰 영향을 끼친 경전이다. 대승불교 초기의 중요 경전이었던 『화엄경』은 불타발타라가 한역한 60권본 외에도 실차난타(實叉難陀)의 80권본과 반야(般若)의 40권본이 있다.
간행기록이 없어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본문 앞의 여백에 권(卷)·장(張)의 순서를 표시한 것, 먹색, 인쇄상태 등이 1098년에 간행된 『화엄경』진본 권37(국보, 1981년 지정)과 매우 비슷하여 고려 숙종(재위 1096∼1105) 대에 판각하여 찍어낸 것으로 추정된다. 간행은 해인사 등 화엄사찰에서 판각한 것으로 보인다.
상하단변에 상하 간 23.8㎝, 전체크기는 29.3×516㎝이다. 권수제는 ‘진 사 십오(晋 四 十五)’라고 표기하여 진본화엄경 제4권 15장이란 뜻을 나타내고 있다.
이 책은 표지와 권수 12장 20항까지 탈락되고, 나머지 11장 4항이 남아 있는 결락본이다. 권말에는 양 끝에 옻칠이 된 전단목의 권축이 붙어 있다. 현재 성암고서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화엄경』60권 가운데 제4권으로 진본 화엄경 전체 34품 가운데 2번째 품인 노사나불품(盧舍那佛品), 3번째의 여래명호품(如來名號品), 4번째의 사제품(四諦品)의 내용을 담고 있다.
노사나불은 온누리에 광명을 주는 부처님이고, 여래명호는 부처님의 이름이다. 세상의 곳곳마다 부처가 있고, 사람들이 수행을 잘하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제는 고집멸도(苦集滅道)의 불교의 기본 골격인 사성제를 알고 실천하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록 권수에 탈락이 있지만 종이와 판각수법, 인쇄술 등이 매우 뛰어난 고려 숙종 연간의 사찰판본이다. 고려 전기의 목판인쇄 및 화엄경 판본 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