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반야삼장이 한역한 화엄경 정원본 40권 가운데 제20권이다. 화엄경 진본과 주본의 입법계품의 내용이다. 보현행원품, 정원화엄경, 사십화엄경 등으로 불리고 있다.
해인사 사간판 가운데 수창4년(1098)판의 번각으로 추정된다. 번각 시기는 고려대장경 판각 완료 직후 1248년 이후로 추정된다.
판식은 상하단변이고 상하간 23㎝, 전엽 31㎝×48㎝에 24항 17자씩 배자되어 있다. 제본은 6항씩 접어 절첩본으로 하고 감지로 표장하였다. 표지는 중앙에 장방형의 금니 쌍선 속에 ‘대방광불화엄경 권제이십(大方廣佛華嚴經 卷第二十)’의 표제가 금니로 묘제되어 있고, 그 아래에 정원본임을 표시하는 ‘貞’자가 역시 금니로 필사되어 있다. 중간 부분에 습기로 얼룩져 있으나 보존상태는 양호하다.
이 경은 화엄경의 입법계품의 내용인데, 선재동자가 53선지식을 찾아다니며 보현보살의 행원을 이루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결국 보현보살의 행원을 이루려면 보살로서 도를 닦는 목적이 중생을 구제하는 데 있고 그 목적을 실현하자면 모든 과정을 다 거쳐 불교의 이치를 깨닫는 법계에 도달해야 하는 것이다.
이 20권에서는 선재가 밤의 신을 찾아가 번뇌에서 벗어나게 하는 신통한 힘을 보고 어떻게 해탈의 교리를 알게 되었는가를 물었다.
이 판본은 구양순체의 사경체로서 고려전기의 목판본의 특징을 지니고 있는 13세기의 목판 번각본으로 해인사 사간판본 계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