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대방광불화엄경』을 줄여서 『화엄경』이라 부르기도 한다.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닌 하나라는 기본사상을 가지고 있으며 화엄종의 근본경전인 『법화경』과 함께 한국 불교사상의 확립에 큰 영향을 끼친 경전이다. 대승불교 초기의 중요 경전이었던 『화엄경』은 실차난타가 한역한 80권본 외에도 불타발타라(佛陀跋陀羅)의 60권본과 반야(般若)의 40권본이 있다.
『화엄경』은 991년에 북송(北宋)에서 개보판 대장경으로 간행되어 수입되었다. 그러다가 현종 2년에 거란의 침입이 일어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목판으로 불경을 새겼다. 결국 이 대장경은 전쟁 중에 불교신앙의 힘으로 국민을 단결시켜 국난을 타개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간행한 것이었다.
이 초조대장경은 고려 현종 때인 1011년에 시작하여 10여 년 동안 판수제 등 개보판 대장경의 일부를 수정하여 판각하였다.
2권 2축으로 되어 있다. 상하단변에 상하간 크기는 21.9㎝(권 67), 22.4㎝(권77)이며, 장크기는 29㎝×46.8㎝(권 67), 28.7㎝×46.7㎝(권77)이고 23항 14자씩 배자되어 있다. 권67은 권수의 첫째장이 훼손되어 보완하였고 표지도 새로 붙였으나 제2장부터는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두 권 모두 권말의 양쪽 끝에 주칠이 되어 있는 지름 0.9㎝에 33㎝ 크기의 권축이 붙어 있다. 송태조의 조부의 휘인 ‘경(敬)’자에 결획이 있다.
권67·권77 2권 모두 화엄경 39품 가운데 입법계품의 내용을 담고 있다. 권67은 선재동자가 변행외도·향팔이 장자·바이로사나 뱃사공·무상승장자·사자빈신비구니, 그리고 권77은 득생동자·미륵보살을 찾아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과 도를 닦아 여래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지를 묻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 미륵보살은 “모든 사람을 고통속에서 구제하기 위해서 부처가 되려는 마음을 일으켰으니 바로 그 마음이 부처의 씨앗이며, 그 마음이 모든 번뇌의 때를 씻어내는 맑은 물과 같고, 모든 욕망을 태워버리는 큰 불과 같은 것과 같이 마음은 헤아릴 수 없는 덕행과 위력을 지니게 한다.”고 답하고 있다. 마음이 곧 부처이기 때문이다.
11세기 초에 간행한 우리나라 최초의 대장경으로 해인사대장경에 비해 새김이 정교하고 먹색이 진하다. 또한 매 행(行)의 글자수가 14자로 해인사본의 17자와 분명하게 구분되는 특징도 보인다. 2권 모두 누습으로 인해 권수에 일부 탈락이 있기는 하나 전체적으로는 보존상태가 양호한 귀중한 초조대장경 판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