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장(法藏, 주1은 중국 당(唐) 대의 승려로, 이른바 주2의 제3조로서 중국 화엄학을 대성(大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字)는 '현수(賢首)'이며, 법호는 '국일법사(國一法師)'이고 ‘향상대사’(香象大師), ‘강장국사’(康藏國師) 등으로 불렸다. 속성(俗姓)은 ‘강’(康)으로, 조상은 서역의 강거국(康居國) 출신이며, 할아버지 때에 장안(長安)으로 이주하였다.
법장은 화엄종 제2조 주3의 제자가 되어 화엄경(華嚴經)을 배웠으며, 지엄이 열반한 후에 출가하였다. 그는 서역 여러 나라의 언어와 범어(梵語)에 능통하여, 80권본 『대방광불화엄경』과 『대승입능가경(大乘入楞伽經)』 등의 번역에 참여하였다. 평생 『화엄경』을 30여 회 강설하며 화엄 교학의 체계적 정립에 기여하였다. 또한 당시의 불교를 다섯 가지 교리 체계와 열 가지 종파〔 오교십종(五敎十宗)〕로 분류하고, 이 가운데 화엄종을 최고로 평가하였다.
법장은 712년, 당 현종(玄宗) 선천(先天) 원년에 대천복사(大薦福寺)에서 입적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대승기신론의기(大乘起信論義記)』 이외에도 『화엄경탐현기(華嚴經探玄記)』, 『화엄오교장(華嚴五教章)』, 『대승밀교경소(大乘密教經疏)』, 『범망경소(梵網經疏)』, 『화엄강목(華嚴綱目)』 등이 전해진다. 제자로는 홍관(宏觀), 문초(文超), 지광(智光), 종일(宗一), 혜원(慧苑) 등이 있다.
책머리에는 ‘대승기신론의기권상’의 권수제와 그 아래에 작은 글자로 ‘병서(幷序)’라 기재되어 있고, 다음 행에 ‘서대원사사문법장술(西大原寺沙門法藏述)’이라는 저자 사항이 있다. 판식을 보면 중앙의 판심에 위쪽에만 가느다란 흑 어미가 보이고 판심제 ‘의기(義記)’ 와 권 · 장차가 기록되어 있다. 사주는 단변이고, 계선이 없고, 1면은 9행 20자이다. 고려 후기에 간행된 판본에서 흔히 보이는 판식의 특징이 나타나 있다. 본문에는 구결이 있으며 전체적으로 서미(書眉)에 주석이 필사되어 있다. 상권의 표지는 훼손되었으나 후대에 보수하면서 표제는 묵서로 ‘기신론의기상(起信論義記上)’ 이라 써놓았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권말에는 주4이나 간기가 없어 간행 연대를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판각 및 인쇄 상태를 전체적으로 검토하면 고려 말기의 판본으로 추정된다. 원래 상, 중, 하 3책 3권이 완본이나 현존본은 중권 1책 1권이 결본되어 2책 2권만 전한다.
『대승기신론의기(大乘起信論義記)』는 『대승기신론』을 다음의 열 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특히 세 번째 항목인 가르침의 분제를 나타냄[顯教分齊]에서는, 먼저 서역의 일조삼장(日照三藏)이 계현(戒賢)과 지광(智光)으로 이어져 내려온 세 가지 시기의 구분법을 언급한 후, 중국에 전래된 소승과 대승의 경전과 논서를 네 가지 종파로 구분한다.
자신이 세운 기존의 오교판(五教判)을 따르지 않고, 새로운 사종판(四宗判)을 제시하여 『대승기신론』을 네 번째 종파에 배치한 것은 전통적인 해석과 매우 다른 점이다.
이 책은 주5의 주석, 원효(元曉)의 주석과 함께 『대승기신론』의 ‘삼대소’(三大疏)로 불리며, 그 중에서 법장의 주석이 가장 널리 읽혔다. 원래는 3권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나, 이후 당나라의 주6이 논과 의기를 합쳐 출간하면서 일부 내용을 삭제한 5권의 책이 널리 유통되었다.
법장의 『대승기신론의기』는 『대승기신론』 주석서 중에서 후대 표준이 된 해설서이다. 이 주석서가 언제 우리나라에 전래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이 책을 통해 최소한 고려 말기 이전에 전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대승기신론의기』의 우리나라 간본으로는 이 책이 현재까지 공개된 것으로는 유일하고, 후대의 보판이 있지만 고려시대 판각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을 가진다. 또한 본문에 구결이 포함되어 있어 구결연구에 도움을 주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