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일기 ()

현대문학
문헌
민음사에서 강은교의 시 「숲」 등 44편을 수록하여 1977년에 간행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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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민음사에서 강은교의 시 「숲」 등 44편을 수록하여 1977년에 간행한 시집.
개설

모두 44편의 시가 나란히 수록되었다. 크게 2부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말미에 신경림의 해설이 달려 있다.

편찬/발간 경위

첫 시집 『허무집』(1971)과 두 번째 시집 『풀잎』(1974) 이후 씌어진 시편들을 묶어 낸 세 번째 시집이다.

서지적 사항

1977년 민음사에서 발간하였고, 1983년에 중판을 찍었다.

내용

신경림이 “그의 시에 있어서의 아픔이나 고통이 적어도 이 시대, 이 사회에 동떨어진 개인적인 아픔이나 고통만은 아니라는 사실”(해설)을 발견하면서 무릎을 쳤듯이, 이 시집은 죽음에 관한 이미지를 깊이 있게 천착하다가, 병을 앓고 난 후부터 개인과 사회의 균형과 평화적 공존이 균열됨으로써 빚어지는 비인간화의 문제를 시의 주제로 삼았다. 시인은 이 시기에 사실주의의 기율과 낭만적 정신을 접목시키는 데 주의를 기울였다. 1부에서는 실존적인 고독과 헤매는 자로서의 일상적 감각을 충실하게 담아낸 ‘노래’ 시리즈를 배치하였고, 2부에는 다양한 소재와 어법으로 사회의식과 내면의식을 공존시킨 작품을 배치하였다. 그 결실을 그는 ‘점층적 반복’이라는 일관된 형식적 원리로 형상화하였다. "나무 하나가 흔들린다/나무 하나가 흔들리면/나무 둘도 흔들린다/나무 둘이 흔들리면/나무 셋도 흔들린다//이렇게 이렇게//나무 하나의 꿈은/나무 둘의 꿈/나무 둘의 꿈은/나무 셋의 꿈//나무 하나가 고개를 젓는다/옆에서/나무 둘도 고개를 젓는다/옆에서/나무 셋도 고개를 젓는다//아무도 없다/아무도 없이/나무들이 흔들리고/고개를 젓는다//이렇게 이렇게/함께"로 이어지는 「숲」이라는 작품은 당시 자신이 살던 서울의 한 아파트의 뒷숲을 노래한 시편인데, 이 시는 모든 시가 작은 바람에도 심한 몸살을 앓지 않으면 안 되는 이 땅을 위로하고 방어하기 위해서 눈떠주길 간절히 소망한다는 그의 다짐을 충족시키는 가편이다. 이렇게 시인은 메시지보다는 이미지에 시의 중점을 두면서도, 언어들끼리 서로 얽히고 소통하며 완성되는 시의 음악적 특성에 대한 배려를 결코 잊지 않는다. 이 시집은 이러한 완성도 높은 시편들이 실린 작품집이다.

의의와 평가

강은교의 생래적 특성은 거대한 서사보다 인간의 내면에 반영되는 사물의 세계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시는 당시 위력을 떨치던 이른바 ‘민중적 서정시’의 경향과는 근본적으로 층위를 달리하는 강은교만의 현실 인식 및 표현 방법을 보여주었다. 시인의 초기시를 특징지었던 허무의식과 죽음의 예감이 보다 깊어진 동시에 새롭게 부상한 사회 역사적 관심사에 대한 폭넓은 성찰이 빛을 발하고 있다.

참고문헌

『빈자일기』 (강은교, 민음사, 1977)
『강은교의 시세계』 (유성호 편, 천년의시작,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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