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4월, 『신동아』 212호에 실린 김광규의 시이다. 형식은 전체가 하나의 연으로 이루어져 있는 자유시이다. 시의 내용은 대학생이었던 과거의 일(1∼19행)과 18년이 흐른 현재의 일(20∼49행)로 나누어져 있다. 대학생이던 시절 ‘우리’는 더없이 순수하고 진지한 청춘들이었으나 18년이 지난 후에 만난 ‘우리’는 기성세대가 되어 물가와 가정의 살림살이를 걱정하고 중년의 안부를 묻는 소시민이 되어 있다. 4·19혁명을 기리며 열띤 토론을 벌이던 ‘우리’는 이제 혁명이 가장 두려운 기성세대가 되어버렸다. 그런 ‘우리’는 가장 일상적인 모습으로 만났다가 헤어지면서 부끄러움을 느낀다.
일상적인 소시민의 생활과 그에 대한 반성은 김광규 시의 가장 큰 주제이다. 그의 시는 일상적인 내용을 평이한 진술 방식에 담아 이야기하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고 친근한 느낌을 준다. 이런 이유로 하여 김광규의 시는 ‘일상시’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의 시는 일상 속에서 무비판적으로 살아가는 ‘나’를 고발하고 일상 뒤에 가려진 억압과 부조리를 간접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사회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