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 16행의 자유시이다. 1930년 일본에서 귀국하여 임화와 함께 카프의 소장파로서 주도권을 장악했을 때 쓴 시로 『조선지광』에 발표하였다. 목적의식이 뚜렷한 시로서 ‘우리 진영 안에 있는 소(小)부루조아지에게 주는 노래’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이 시는 1930년대 초기 카프시의 문법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기층민중인 노동자, 농민의 의식화와 선전선동의 방법론을 준수하고 있다. 계급의식의 강조와 투쟁의욕의 고취를 목적으로 한 선동적 언어의 사용이 주조를 이룬다. 그런 측면에서 난해한 시적 수사를 지양하고 평이한 언어로 진술에 의지하고 있다.
각각의 연들은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지 않은 채 단발적인 구호의 형식을 빌려 시급한 현실문제를 전달하고 있다. 핵심적 내용은 프롤레타리아 계급 내부에서 준동하고 있는 반동적 행태의 척결이다. 이 시의 화자와 청자는 뚜렷하다. 화자는 계급의식을 선동할 만큼 지식과 신념을 갖춘 인물이며, 청자는 아직 의식화되지 않은 기층민중이다.
1연에서는 ‘소부루조아지’의 비겁함에 대해 성토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운명이 환멸과 몰락으로 이어질 것임을 주장하고 있다. 2연에서는 기층민중의 적이 될 수밖에 없는 ‘소부루조아지’의 퇴폐적 삶의 행태에 대해 질타하고 있다. 3연에서는 기층민중과 ‘소부루조아지’의 삶을 대비적으로 언급함으로써 그들이 누리는 생활의 여유와 풍요가 환멸의 대상임을 적시하고 있다. 4연에서는 마침내 위선과 독선에 싸인 ‘소부루조아지’와의 결판을 강력한 어투로 선동하고 있다. 이러한 시적 전개 과정 속에 기층민중 내부에 잠재돼 있는 반기층적 흐름을 거세하고 단죄하려는 메시지가 가감없이 드러난다.
이 시의 형식과 내용은 프로시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은 당시 함께 했던 김창술과 임화의 경향시와 궤를 같이 한다. 여기에 시적 형상화와 의미의 함축을 통해 이 시를 읽는 것은 큰 뜻을 갖지 못한다. 다시 말해 이 시에서 드러나고 있는 생경한 어투의 나열, 시와 대상 간의 거리를 확보하지 못한 점을 이 시의 특성으로 본다든지, 계급의식의 첨예한 대립 구도를 문제 삼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시의 다양한 양상 중 형식과 내용에서 변별될 수 있는 범주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 의의를 찾아야 할 것이다.
이 시는 카프시대 프로시의 전형으로 평가받고 있다. 목적의식의 전면적 표출로 시적 완성도를 평가 대상으로 삼을 수 없지만 권환의 초기 작품이 대부분 검열로 폐기되거나 분실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중요한 작품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