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곽재구(郭在九)가 지은 시.
개설
내용
이 시는 시공간의 동일성과 공감각적 이미지의 다발을 통해 그리움과 슬픔의 정서를 핍진하게 그리고 있다. 시간은 멈춘 듯하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대합실 밖에는 밤새 눈이 내리고 톱밥난로가 지펴진 대합실 안쪽에서는 시인과 더불어 삶의 지친 사람들이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이 정지된 장면은 과거와 미래의 시간을 내장하고 있는 연속체이다. 과거는 슬픔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러나 통곡하며 배설하는 설움이 아니다. 침묵 속에 깊게 그러나 결코 잊히지 않는 기억을 붙들고 있다. 이 장면 속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는 독자들 모두가 공유하는 슬픔의 도가니이다. 드러나지 않지만 미래는 그리움을 내장하고 있다. 한 줌의 눈물을 톱밥난로 불빛 속에 던져주는 행위에서 그리움의 실체가 무엇인지 구체화된다. 미래는 그 그리움의 힘으로 살아야함을 시인은 침묵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대합실을 뒤덮은 흰 눈과 청색의 손바닥은 서로 이질적이지만 슬픔의 증류과정을 거쳐 동질화된다. 청색이 새파랗게 질린 민중의 시련과 고통을 알레고리하고 있는 반면 흰 눈은 화해와 용서를 위해 준비되었기 때문이다. ‘눈꽃의 화음’ 속에 사평역으로 환치된 역사의 현장은 침묵 속에 갇힌 듯하다. 그처럼 역사는 이미 자정이라는 심판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섰다. 시인은 이 지점에서 죽어간 모든 생명들을 부활시키고 있다.
의의와 평가
참고문헌
- 「역의 공간성」(이주열, 『국어문학』51집, 2011)
- 「〈사평역에서〉의 인지의미론적 연구」(양병호, 『한국언어문학』, 2003)
- 「광주에서, 시인 곽재구의 그늘」(송광룡, 『금호문화』, 1996. 12)
- 「추상적 정열에서 구체적 사랑」(김현, 『문예중앙』여름호,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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