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19.9(cm), 135면. 1979년 문학예술사에서 출간되었다. ‘시사풍(時事風)’, ‘자탄(自歎)과 무상(無常)’, ‘인정요(人情謠)’, ‘연애풍(戀愛風)’, ‘기지(機智)와 해학’의 5부로 나뉘어 45편의 작품이 수록되었다.
이 시집은 민요풍의 작품을 기획하여 묶었다. 박희진은 자서 ‘시인은 말한다’에서 1965년부터 1969년까지 민요를 집중적으로 창작했으며 그중 38편을 이 시집에 실었다고 말한다. 기획의도는 독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시의 형태는 무엇인가 하는 고민에서 비롯하였다. 즉 이 시집의 근간은 ‘민요’의 민중성에 있다.
오세영은 해설에서 이 시집을 세 가지 범주로 분류한다. 즉 ‘생활의 시’, ‘경세(警世)의 시’, ‘사랑의 시’로 대별한다. ‘생활의 시’로는 2부 ‘인정요(人情謠)’에 있는 시「미스터 싱글벙글」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시에서 시인은 가난한 서민의 가정을 대상으로 정감 가득히 삶의 애환을 그리고 있다. ‘경세의 시’는 1부 ‘시사풍(時事風)’에 실린「잡초(雜草)의 노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록된 역사(歷史)만이/역사는 아닌 것’이라는 언명을 통해 민중의 주체적 삶의 의지를 표출한다. ‘사랑의 시’는 4부 ‘연애풍(戀愛風)’에 실린 시「못살겠네 하루이 도」와 같은 시편에서 잘 드러난다. ‘임 생각 불이 붙어/온몸에 불이 붙어’ 못살겠다는 해학적 언술에서 보듯 민중의 토속적이고 본능적인 사랑법을 소박하게 담고 있다.
이러한 민요의 주제의식은 지식인이나 유산계층의 의식과는 변별되는 것으로 서민정신에 기초한 휴머니즘과 공동체의식을 반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시집이 담고 있는 민중성은 프롤레타리아 계급의식을 배제한 것으로 민중의 원형성에 가까운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시집에서 눈여겨 볼 것은 내용의 파격적 목적성보다는 민요의 음악성이다. 이 시집의 시편들은 대부분 2음보격의 리듬을 취하고 있다. ‘아무도/시(詩)를읽는/사람은/없건마는/시(詩)쓰면/밥생기나/시(詩)가곧/옷이되나(「자탄가(自歎歌)」’처럼 2음보의 보편적 리듬을 통해 민중의 공감을 도모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 시집에는 반복 및 병치의 구조 속에 향토색 짙은 언어들이 구사되고 민속적 소재들이 해학적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이 시집이 지닌 특색이라 할 수 있다.
이 시집은 시가 개인의 작업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민중의 공감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시적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민요의 재발견에 의의를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