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별아저씨』는 정현종의 첫 시집 『사물의 꿈』이후 두 번째 시집으로, 총 52편의 작품이 장의 구분 없이 발표 연대순으로 수록되어 있다. 첫 시집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관념적이면서도 사물의 존재 의의를 밝히고자 하는 시적 경향이 제2시집인 『나는 별아저씨』에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또한 이 시기부터 그의 시세계에서 생명성에 대한 지향이 움트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시집에서 시인은 경험한 모든 것들을 우주적 상상력 속에서 예술적 대상으로 만들고 있는데, 생명이 없는 물질적 대상들도 상상력에 의해 아름다움 속으로 해방시킬 수 있음을 믿고 있으며, 나아가 이를 예술가가 해야 할 일로 인식하고 있다. 여기에서 특징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서로 이항대립적인 정서나 개념들을 변증법적으로 융합해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시인은 자아와 대상 간에 있어서 각자가 서로에게 진정으로 몰입했을 때 오히려 진정한 자기 자신을 만날 수 있다는 통찰을, 모든 대상과 개념에까지 확장시킨다. 『나는 별아저씨』에서 무거움과 가벼움, 딱딱함과 부드러움, 차가움과 따듯함, 고통과 행복이 대립적인 것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존재하게 하는 대상으로 자리하면서 상호 융합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은 이러한 통찰에서 기인하고 있는 것이다. 「태양 폭발」이라든가 「최근의 밤하늘」, 「고통의 축제 2」와 같이 『나는 별아저씨』에는 공포와 우울의 정서가 전면화 되어 있는 작품들도 있지만 이 또한 변증법적 구도의 틀에서는, 행복을 가능케 하는 기제로써의 고통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 시집을 관류하고 있는 이와 같은 통합의 상상력은 모든 부정적 대상들까지 포용하는, 화해로운 결합에 대한 시인의 의지에 다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