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환은 6·25전쟁 때 문총구국대(文總救國隊)의 일원으로 보병3사단에 종군하였다. 『보병과 더불어』는 이때의 체험을 작품화하여 묶은 종군시집으로, 조영암의 『시산을 넘고 혈해를 건너』, 조지훈의 『역사 앞에서』와 더불어 문학성이 강한 전쟁시집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쟁시는 선전 선동시, 기록시, 전쟁 서정시로 분류할 수 있는데, 『보병과 더불어』는 전체 34편 가운데 선전 선동시에 속하는 작품이 「전우에게」, 「영광의 항구」, 「전사한 U.N.군 병사에게」, 「아름다운 군병」을 포함한 10편, 기록시에 속할 수 있는 작품이 「최전선」, 「갈대」등 4편이고 나머지 22편은 모두 전쟁 서정시에 속하는 작품이다.
이처럼 『보병과 더불어』는 승전에 대한 염원이나 기록보다는 전쟁이라는 비극적 상황에 처해 있는 인간에 대한 탐구에 비중을 두고 있으며, 그 표현방법에 있어서도 직접적인 진술의 방식이 아닌 간접적이고 내면화된 형식을 갖추고 있어, 보다 높은 문학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