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법식은 하나의 건축물을 짓기 위한 방법과 양식을 지칭하는 동시에 중국 북송 시대(北宋時代) 이계(李誡)에 의해 편찬된 건축설계, 시공에 관련된 서적의 이름이기도 하다.
토목 건축서로서의 『영조법식』은 모두 34권, 357편, 3555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존하는 건축기술서적 가운데 가장 완성도가 높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남송 시기인 1145년(소흥 15) 왕환(王喚)이 중간한 소흥본이 후대에 많은 초본(抄本)의 저본이 되었다. 현재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고 있는 『영조법식』은 도상본으로 장서가 도상(陶湘)이 기존의 여러 판본들을 교감하여 소흥본의 체제에 따라 편집을 하고, 선으로만 묘사된 채화(彩畵)와 도양(圖樣) 부분에 채색을 가미한 뒤 1925년에 간행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학계에서 접하는 『영조법식』은 대부분 1925년에 간행된 도상본(陶湘本)을 영인한 것이고, 통도사 성보박물관에 필사본 『영조법식』이 1질 전해오고 있다. 이 책은 오래 전에 작고한 김성수(金聖洙) 스님이 소장했다가 기증한 것으로 아직 상세한 교감 연구가 진행되지 않아 결론을 내릴 수는 없으나, 1925년에 간행된 도상본과의 공통점이 적지 않게 있어 도상본의 이본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책의 우리나라 유입 여부를 알려주는 기록은 이규경(李圭景, 1788∼1863)이 쓴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궁실편이 유일하다. 그런데 여기서는 책의 존재만을 밝히고 있을 뿐 책을 직접 본 바가 없다고 기록하고 있어, 적어도 19세기 중반까지는 공식적으로 이 책이 국내에 소개되었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